물질할 새내기 반토막 났다…'제주 해녀' 지키는 특단 대책
최충일 2024. 7.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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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유산 제주해녀 지켜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가 갈수록 줄고 있다. 40여년전 1만4000여명에 달했던 해녀 수는 2000여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제주도 등은 해녀 살리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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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700만원도 못벌어...새내기 해녀 반토막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50명이 새로 가입했던 해녀는 2020년 30명, 2021년 40명, 2022년 28명, 지난해 23명 등 점차 줄고 있다. 해녀 감소 원인은 소득감소와 고령화 등이 꼽힌다. 지난해 기준 해녀 1명당 연간 평균 소득은 683만 5000원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1970년대만해도 해녀가 물질을 해서 번 돈으로 집과 땅을 사는 등 부를 일궜지만 지금은 어림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해녀가 되기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도 장벽이다. 정식으로 해녀가 되려면 어촌계에 가입해야 한다. 어촌계에 가입하려면 마을에 일정 기간(약 2년) 거주해야 하고 수협 조합원 자격도 필요하다. 가입비(200만원 이상)를 내고 어촌계 총회도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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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만4000명→지난해 2000명대
제주 해녀 고령화도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제주 해녀 2839명 중 60세 이상은 2565명으로 90.3%에 달한다. 70세 이상 해녀는 1711명(60.3%)이다. 40대 이하는 99명뿐이다. 연령별로 30세 미만은 6명, 30대는 27명, 40대는 66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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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해녀 위한 해산물 운반기 활짝
이에 제주도 등은 ‘해녀 살리기’에 나섰다. 제주도는 해녀 가입 연령을 기존 만 40세 미만에서 만 45세 미만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또 만 44세인 신규 해녀에게 정착지원금으로 매달 50만원씩 3년간 주기로 했다. 또 신규 해녀에게 어촌계 가입비(100만원)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조례안은 이달 중 제주도의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고령 해녀를 돕기 위해 해산물 운반기를 설치한 곳도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대정읍 일과리 앞에 운반기를 설치하고 운행에 들어갔다. 배터리 방식으로 움직이는 운반기 설치비는 4500만원이다. 이 장치는 레일에 해산물을 싣고 리모컨을 조작하면 130여m 떨어진 작업장까지 이동하며 한번에 최대 500㎏의 해산물을 옮길 수 있다. 해녀 6~7명 종일 채취한 해산물을 한 번에 옮기는 게 가능해지면서 해녀들도 활짝 웃고 있다. 백혜순 일과1리 어촌계 잠수회장은 “소라 등 해산물을 일주일간 해안가 인근에 모은 뒤 1명당 200㎏가량을 옮겨야 하는데 고령 해녀에겐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제 큰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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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만명 모인 전국해녀협회도 결성
한편 제주해녀는 2015년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을 시작으로,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2017년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2023년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에 등재됐다. 전국 1만명 해녀 권익을 위한 전국해녀협회도 만든다. 제주·강원·경북·울산·부산·경남 등 전국 6개 연안 시·도 해녀가 지난달 26일 제주도청에서 창립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추가로 전남과 충남 소속 준비위원도 선출한 후 오는 10월 중 해양수산부에 비영리 사단법인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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