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내 후보 다음으로 지지하는 후보는?'…당원들에 물으니 [與 TK 합동연설회]
'차순위'에 나경원·원희룡·윤상현 꼽혀
한동훈 지지자들은 "韓 낙선시 탈당"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현장은 당권주자 4인을 지지하는 수천 명의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당대회 본선이 임박하면서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것처럼, '내 후보의 꽃길'을 위한 지지자들의 응원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내 후보' 외에는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대체적이었다. 일각에서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는다면 탈당할 것"이라는 강성 발언도 나왔다.
데일리안 전당대회 취재TF팀은 12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시작 전, 행사장 안팎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을 만나 '내 후보 다음으로 좋아하는 후보는 누구냐'라고 물었다. 나·원·윤·한 후보 지지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내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라는 답변을 가장 먼저 꺼냈다.
이런 반응은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는 한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경북 경산에서 온 김모(58·여)씨와 경북 영주에서 온 김모(57·여)씨,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송모(42·여)씨는 "한동훈 밖에 없다"라며 한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북 안동에 거주하는 황모(56·여)씨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오로지 한동훈"이라면서 한 후보와 가장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는 원 후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원 후보와 나 후보 지지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원 후보를 지지한다는 대구 거주자 박모(38·남)씨는 "원 후보 외에는 없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광주에서 왔다는 김모(60·남)씨도 "원 후보 말고는 생각 안해봤다"라며 "우리 원 후보가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싸움은 하겠지만 다른 후보들과 '원팀'을 만들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의 과거 지역구인 서울 양천구에서 내려온 강모(62·남)씨는 "원 후보와 다른 후보들의 역량이 너무 비교가 돼 원 후보 외에는 선호하는 후보는 없다"라고 답했다.
나 후보를 지지하는 경북 경산 출신 김모(32·여)씨는 "나 후보 말고 다른 분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사실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며 "나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에서 왔다는 홍모(68·여)씨도 "다음은 없다. 나 후보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반응 속에서도 당과 정부의 성공을 위해 '차순위'를 생각하는 지지자들도 만날 수 있었다. '내 후보 다음으로 좋아하는 후보'로는 나·원·윤 후보가 골고루 꼽혔다.
윤 후보 지지자로 인천에서 응원하기 위해 이날 행사에 왔다는 40대 후반 여성 이모 씨는 "윤 후보를 지지하지만, 두 번째로 좋아하는 후보를 꼽으라면 원 후보"라며 "같은 인천 지역에서 되게 열심히 하셨는데 누구한테 졌지 않나. 그때 조금만 더 힘내셨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나 후보 지지자인 김모(72·남)씨는 '차순위'로 원 후보를 뽑았다. 그는 "(원 후보가) 국회의원도 하고, 제주도지사도 하고 국토교통부 장관도 했는데 국가를 위한다면 온 마음을 다 바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해야 할 것은 싫은 소리 안 하고 충실하게 하는 사람이라 당대표도 잘할 것"이라고 했다.
경북 경주에 거주하는 나 후보 지지자 정모(45·여)씨는 "일단 정치와 당을 잘 모르는 한 후보가 되는 건 반대하고, 두 번째로 좋아하는 사람은 생각을 해보진 않았지만 원 후보와 결이 맞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나 후보 지지자 이모(67·여)씨도 "나 후보 다음으로는 원 후보가 잘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배모(79·남)씨는 윤 후보 다음으로는 나 후보를 찍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 후보는 전에 원내대표도 했지만, 늘 보면 자기를 앞세우는 게 아니라 당을 앞세우고 국민을 앞세우는 그런 것이 몸에 밴 분 같다"라고 호평했다.
한 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대구 달서구 거주자 이모(52·여)씨는 "나 후보를 (한 후보 다음으로) 지지한다"라며 "젊은 세대들과 소통도 하고 서울에서 5선까지 했지 않나. 내가 보기에는 다른 후보들보다 합리적이고 중도에도 먹힐 수 있는 그런 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를 '차순위'로 꼽은 지지자들도 있었다. 대구에 산다는 최모(42·남)씨는 "원 후보 다음으로 윤 후보를 꼽겠다"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당을 지킨 사람 아니냐"라고 답했다.
한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합동연설회에 참석했다는 권모(71·남)씨는 "TV토론 보니까 한 후보 다음으로 역시 노련한 것은 윤 후보더라"라며 "나 후보는 똑똑하긴 한데 서울시장 후보에 원내대표에 5선 의원에 그동안 기회가 많지 않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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