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이런 올림픽 없었다…모든 경기 AI가 뛴다 [세계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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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은 'AI(인공지능) 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첨단 AI 기술이 올림픽 경기장 안팎에서 활약하는 사상 최초의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CNN은 "오랜 역사를 가진 올림픽이 이제 AI와 만나게 됐다"고 평했다.
'AI 캐스터' 나오고, 테러도 잡는다
파리올림픽 미국 독점 중계사인 NBC방송은 'AI 캐스터'를 선보인다. 최근 NBC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올림픽 캐스터 알 마이클스(79)의 전성기 시절 목소리를 AI에 훈련시켜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 AI 목소리는 NBC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제공하는 일일 하이라이트 영상의 내레이션을 맡는다. 이 영상들 또한 AI가 5000시간의 생중계에서 700만여 개를 뽑아낸다고 한다.
프랑스 당국은 AI 카메라로 테러 감지·예방에 나선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곳곳에 설치된 AI 카메라가 이상 행동, 비정상적인 군중 급증, 무기의 존재나 사용, 버려진 물건 등 8가지 상황을 감지하고 경찰에 경고를 보낸다.
프랑스 당국은 이런 AI 기술이 1996년 미 애틀란타 올림픽 테러, 2016년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와 같은 사태를 방지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AI 카메라는 몇 달 전부터 프랑스의 기차역·축구장·콘서트장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다만,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이런 기술 도입에 대해 "자유 침해 소지가 있고, 훗날 안면 인식 기술 도입의 길을 열어줬다"며 비판하고 있다.
'AI 심판' 검토, 선수 비방도 AI로 모니터링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4월 "IOC가 AI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변화를 주도하겠다"며 '올림픽 AI 어젠다'를 발표했다.
우선 IOC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AI를 활용해 파리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온라인 비방으로부터 보호한다. IOC는 AI 기술로 선수와 관계자의 계정 수천 개를 35개 이상 언어로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이 과정에서 비방 메시지를 발견하면, 선수가 이를 보기 전에 미리 해당 글을 삭제하는 식이다. IOC는 "이 기술이 선수들에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IOC는 체조 경기 등에 심판을 보조하는 'AI 심판'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AI가 체조 선수의 빠른 움직임을 분석해 회전수와 복잡한 동작의 정확성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심판 보조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이미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의 체조 종목에 도입됐다. 체조계는 이 기술이 심사의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AI 덕에 볼거리도 풍성해진다. 최근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는 파리올림픽에 AI 기반 '컴퓨터 비전 기술' 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카메라로 선수들을 실시간 추적해 경기 과정을 3차원(3D)으로 재현해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장대높이뛰기 선수와 바 사이의 간격, 체조 선수의 발 각도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예전처럼 선수들이 전자 태그를 부착할 필요 없이 광학 센서만으로 기량 계측이 가능하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중앙일보에 "AI 기술의 발전으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서 보는 재미가 커지게 됐고, 심판 보조로 활용하면 편파 판정 시비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짜뉴스 퍼뜨리는 딥페이크도 기승
한편 파리올림픽 관련 딥페이크(AI로 합성한 영상이나 이미지) 주의보도 내려졌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친러시아 조직이 프랑스 언론을 사칭해 "테러 위험으로 올림픽 티켓의 24%가 환불됐다"는 딥페이크 영상을 퍼뜨렸다고 밝혔다.
또 이 조직은 소셜미디어에 IOC를 비하하는 가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유포했는데, 여기엔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의 목소리를 AI로 합성한 딥보이스가 삽입됐다.
MS는 올림픽이 가까워질수록 딥페이크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선수들은 파리올림픽에 '개인 중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은 가능하나 국기를 달 수 없어 이에 대한 반발로 이런 일을 벌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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