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살라고 창조한 거 아냐’ 제4차 로잔운동 앞두고 다음세대 손모아

김동규 2024. 7. 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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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로잔 청년콘퍼런스 가보니
제1회 로잔 청년콘퍼런스 참석자들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찬양하고 있다. 선교한국 제공

‘그렇게 살라고 창조한 거 아니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이기용 목사)에 들어서자 다소 도발적인 문구가 눈길을 붙잡았다. 이날 선교한국(사무총장 최욥)과 한국로잔YLGen(대표 오정석 목사)이 주최하고 한국로잔위원회(이사장 이재훈 목사)가 주관한 ‘제1회 로잔 청년콘퍼런스’의 주제다.

행사는 오는 9월 열릴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청년세대에 복음을 전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1층과 2층 로비로 걸음을 옮기자 미디어 선교단체 예스히이즈(대표 박요한 목사)와 현장 운동단체 수상한거리(대표 백종범) 등을 비롯한 사역 홍보부스가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들 단체는 저마다 특색 넘치는 선교 활동상을 소개하며 부스 기획 행사를 진행했다. 말씀 굿즈를 뽑고 즐거워하는 이들부터 선교단체의 활동을 들으며 후원을 신청하는 이들까지 다양했다. 초교파적인 행사의 면면을 보는 듯했다.

아이자야씩스티원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찬양하고 있다.

본당에는 미리 참석한 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앳돼 보이는 청소년들은 물론 머리가 희끗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다양했다. 기도로 예배를 준비하는 이들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5분도 채 안 돼 본당에는 1500여명이 들어섰다.

한국로잔위원회 부위원장인 최형근 서울신대 선교학 교수가 환영사를 전했다. 최 교수는 “로잔 운동은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처음 열린 복음 운동으로 선교운동이자 세상을 변화시킨 운동”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헌신하기 위해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모인 줄로 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운 능력이, 성령의 권능이 여러분들 가운데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의 선하심과 진실함을 닮기 원해/ 그의 빛으로 나갈 때 그 성품 닮아가네/ 빛으로 비추시네 어둠이 드러나고….”

CCM 단체 아이자야씩스티원의 무대로 로잔 청년콘퍼런스의 막이 올랐다. 행사는 참석자들의 떼창으로 금세 달아올랐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는 문대원 대구동신교회 목사였다. 문 목사는 ‘왜? 어떻게? 무엇을? (WHY? HOW? WHAT?)’이란 주제로 국내에서 진행되는 로잔 운동의 배경과 그 가치를 설명했다.

문대원 대구동신교회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문 목사는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교회가 있다. 취향 중심의 교회와 비전 중심의 교회”라며 “취향 중심의 교회는 눈에 보이는 건물과 형식, 전통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비전 중심의 교회는 우리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결정하는 비전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잔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은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라는 이 한마디에 담겨 있다”며 “1974년 스위스 로잔에 모인 복음주의자들은 구원과 복음이 무엇인지, 선교의 목표가 무엇인지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문 목사는 “로잔 언약이 없었다면 20세기 후반 복음주의 신앙의 구심점을 잃었을 것이다”면서 “지금까지 3번의 로잔대회를 거치며 선교적 혁신이 뒤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4차 로잔대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선교적 성찰을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복음을 위해 우리가 하나 될 때,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놀라운 일을 행하신다. 이 놀라운 역사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헌신하는 오늘 콘퍼런스가 되길 축복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순서로 ‘미셔널 세바시’가 진행됐다. 세바시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의 준말로 테드 토크(Ted talk)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조형래(함께하는교회) 박요한(혜윰교회) 유정민(원바디커뮤니티) 목사와 이보배 선교사 등 다음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현장 사역하는 이들의 강연들이 펼쳐졌다. 이들은 학습 공동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일자리 등을 통한 사역의 중요성을 짚었다.

행사의 열기는 2부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선교박람회에서 선교단체 50여곳을 체험한 뒤에 저녁 집회를 준비했다. 마지막 순서로 선교한국 사무총장 최욥 선교사가 ‘그렇게 살지 않고 두 물을 건넌 사람들’(창 1:26~31)이란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최 선교사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우리는 ‘물을 건넌 사람들’ 이른바 히브리인이라고 일컫는다”며 “이들은 홍해를 건넜고 요단강을 건넜다. 이는 복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은혜로 불렀으며 믿음으로 보냄 받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로 초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저 ‘예수님 믿고 주일 성수하고, 십일조와 헌금을 드리면서 천국 가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처음 창조했을 때부터 완벽한 계획이 있었다고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음은 우리를 구원의 홍해를 건너게 하고 사명의 요단강을 건너는 삶으로 인도한다”며 “속한 교회 공동체와 함께 어떻게 하나님을 예배하고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형성할지 준비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행사는 시작한 지 장장 7여시간이 지나서야 막을 내렸다. 행사가 끝나고 만난 참석자들은 엄지부터 치켜세웠다.

김반석(33)씨는 “지난 케이프타운 서약 때부터 로잔 운동을 접했다. 그날은 개인적으로 은혜가 되는 시간이었으며, 개신교계에서는 선교의 지평이 넓어지는 시간이었다”며 “이번 제4차 로잔운동이 한국에서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은혜를 얻었다”며 “이날의 기도가 이어져 제4차 로잔 운동이 많은 은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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