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훈련으로 전날 역전패 복기한 롯데 “순간의 센스와 집중력이 중요한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조기훈련을 진행했다. 이날부터 토요일 게임이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가운데 평상시보다 1시간 정도 빠른 오후 1시부터 투수조와 야수조가 나와 몸을 풀었다. 이어 타자들은 빠르게 1차 타격훈련을 소화한 뒤 잠시 투수조와 함께 미팅을 열었고, 수비훈련과 배팅훈련을 차례로 진행하면서 이날 경기를 준비했다.
롯데가 평소보다 빨리 집합한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바로 전날 역전패 때문이다. 롯데는 12일 경기에서 초반 4점을 내며 KT를 4-0으로 리드했다. 그러나 7회초 대거 4점을 뺏겨 동점을 허용했고, 9회 1사 1, 3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4-5로 졌다.
롯데로선 아쉬운 순간이 가득했던 하루였다. 특히 수비와 주루에서 뼈아픈 장면이 많았다. 먼저 7회 1루수 나승엽이 선두타자 김민혁의 땅볼을 잡지 못해 위기가 시작됐다. 이어 선발투수 박세웅이 연속 안타를 맞아 2실점했고, 1사 1루 배정대의 좌전안타 때 3루로 달려가던 1루 주자 김상수를 잡기 위해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공을 뿌렸지만, 이를 3루수 노진혁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1사 1, 3루가 됐다. 뒤이어 로하스의 좌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4-4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9회 상황은 더욱 아쉬웠다. KT 선두타자 신본기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투입된 대주자 박민석이 2루를 노렸다. 롯데 포수 손성빈은 재빨리 공을 던졌지만, 유격수 박승욱이 송구를 놓쳐 아웃이 될 장면이 세이프가 됐다. 이어 배정대의 땅볼을 박승욱이 또 한 번 잡지 못하면서 1사 1, 3루가 됐고, 로하스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해 KT가 5-4로 달아났다.
패색이 짙은 롯데는 마지막 9회 공격에서 힘을 냈다. 1사 후 나승엽이 볼넷을 골라냈고, 윤동희가 왼쪽 담장을 때리는 장타를 터뜨려 동점 찬스를 잡았다. 그런데 2루 앞에서 멈칫하던 대주자 이학주가 한 발 늦게 스타트를 걸면서 홈을 밟지 못했다. KT 수비진의 군더더기 없는 중계 플레이로 홈에서 이학주를 잡아냈다. 동점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 2사 3루가 된 롯데는 후속타 불발로 4-5로 졌다.
기초적인 플레이에서 나온 연속 미스로 승리를 놓친 롯데는 다음날 심기일전했다. 선수단이 모두 일찍 출근해 분위기를 다잡았다. 김민호 수비코치와 고영민 작전·주루코치의 주도 아래 오랜 기간 미팅도 열었다. 훈련이 끝난 뒤 만난 김 코치는 “실수는 언제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 경기도 그런 날 중 하나였다”면서 “선수들을 질책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힘을 많이 불어넣어줬다. 수비는 이런 경기를 하면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부족한 점이 있으면 훈련을 더 하면 된다”면서 “결국 순간의 집중력과 디테일 그리고 센스가 플레이를 좌우한다. 그저 매뉴얼대로만 한다면 좋은 플레이가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끔한 회초리도 잊지 않았다. 9회 주루사 상황을 돌아보며 김 감독은 “(장타가 나오자) 상대 외야수들이 그라운드를 등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주자가 2루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베이스를 살짝 돌아있어도 됐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적지 않은 교훈을 얻은 롯데는 전날 홈에서 아웃당한 이학주를 2군으로 내렸다. 대신 신인 내야수 이호준을 콜업했다.
부산=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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