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자두 고야, 보기 힘든 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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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는 우리나라 토종 자두입니다.
자두는 한 개를 먹어도 먹은 것 같지만 고야는 그렇지 못합니다.
7월에 한두 알만 맛보고 넘어가는 해가 태반입니다만, 고야 없는 시골집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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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관 기자]
▲ 고야열매 자두 보다 작고 앵두 보다 큰 고야열매 |
ⓒ 이재관 |
고야는 우리나라 토종 자두입니다. 이 녀석의 품종을 개량해 현재 모습의 자두를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정확히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곳 강원도 시골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홍천에 집을 지으면서 처음 이 과일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몇 해 전 돌아가신 마을 이장님과 가깝게 교류했는데, 그 댁에 고야나무 몇 그루가 있었습니다. 이젠 홍천에서도 보기 힘든 녀석이라고 합니다. 토종이라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저였기에 반가운 마음에 두어 그루 새끼 나무를 옮겨 심었습니다.
4월에 꽃이 피고, 7월 초면 과일이 익습니다. 꽃은 사실 볼품이 없습니다. 작은 흰꽃이 잔가지에서 다닥다닥 피는데, 그 속에서 화사함을 찾아보긴 힘듭니다. 꽃이 많은 만큼 열매도 많습니다. 너무도 많이 달려 그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비라도 맞으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가지 몇 개는 부러지기까지 합니다. 자식 욕심이 너무 많습니다.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만 열릴 것이지, 왜 이리 많이 달려 스스로를 헤치기까지 할까요.
▲ 고야2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린 고야나무 |
ⓒ 이재관 |
고야는 토종입니다만, 이곳 홍천에서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키우는 사람도, 키우려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인기가 없습니다. 개량 자두가 득세한 탓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렇습니다.
우선 열매가 작습니다. 자두는 한 개를 먹어도 먹은 것 같지만 고야는 그렇지 못합니다. 덩달아 손과 입이 바쁩니다. 열매는 작고, 씨앗은 또 발라내야 하니 손이 많이 이 가는 녀석입니다.
둘째, 너무 많습니다. 달려있는 열매나, 땅에 떨어져 있는 열매를 보면 귀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소중하다 여기지지 않습니다. 사람의 입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몇 개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처치 곤란입니다. 이래선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기 힘듭니다.
▲ 고야와 자두 자두의 반에 반 크기인 고야. |
ⓒ 이재관 |
크고 맛있는 것만 살아남는 세상에 요런 녀석 하나 정도는 살아 남아야지요. 무엇보다 저에겐 추억이 많은 녀석입니다. 시골집 짓고 14년 동안이나 함께 했으니 결코 그 인연이 가볍지 않습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에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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