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러시아에 무기 건넬수록, 한국은 北 무기 잘 알게 된다”
“트럼프 재집권? 한미동맹은 탄탄하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많이 주면 줄수록, 우리는 북한의 무기에 대해서 점점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13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기간 이뤄진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정보공유 확대의 대표적인 의의를 이같이 설명했다. 장 실장은 “우리는 북한 무기에 대한 기본적인 제원이 다 있는데 그 제원을 다 제공해 주고, 나토 측은 ‘그 무기가 우크라이나에서 쓰였을 때 실제 어떠한 결과가 있더라’ 하는 분석 결과를 우리에게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그렇게 되면 우리는 실제 북한과 무력 충돌을 겪지 않고서도 북한 무기의 특성과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방미 마지막 일정일이던 지난 11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는 북한 무기에 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파트너국들이 가장 깊이 토의한 주제 가운데 하나는 글로벌 안보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대한 대책이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대해서 상당량의 탄약과 군사 장비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었다.
한국과 나토의 북한 무기 정보공유 확대는 러시아에 대한 견제 측면에서 상호 이점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장 실장은 “북한 무기는 불량률이 높다고 유명한데, 러시아에 팔기 위해 그것(불량)을 보완하는 동향도 포착된다”며 “그렇게 보완, 개선해 보내면 해결이 됐는지 아니면 또다른 문제가 있을지도 우리가 좀더 잘 파악할 수 있겠다”고 정보공유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국은 나토의 기밀정보 공유망에 가입하는 절차를 밟아와 최근 나토 이사회로부터 원칙적 승인이 이뤄졌고, 부수적 절차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도 장 실장은 공개했다.
장 실장은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와 관련해 “우리와의 대화 과정에서 러시아 측이 어떠한 입장과 동향을 보일 것이냐 하는 것이 변수”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은 러시아 침공 이후 장기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하는 한편 안보 지원도 펼쳐 왔는데, 현재까지는 살상·공격무기가 아닌 지뢰탐지기 등 비살상무기·장비만 지원해 왔다. 다만 지난달 북·러가 사실상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맺자, 한국은 이를 규탄하며 무기 지원 방침을 재검토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살상·공격무기 지원 가능성도 열어뒀다. 장 실장은 “예를 들어 무기거래, 군사기술 이전, 전략물자 이전 등을 (러시아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하게 될 경우엔 당연히 우리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 기간 가장 뚜렷한 성과로 꼽히는 것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한·미 정상 공동성명’이다. 한·미가 함께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등 핵 자산에 전시와 평시 모두 한반도 임무가 배정된다는 점이 문서로 확약됐다. 이는 지난해 ‘워싱턴 선언’을 통해 천명된 한·미의 공동 확장억제책이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실장은 군사보안을 이유로 구체적 설명을 피하면서 “어떤 수단, 어떤 지휘와 협동 과정을 거치고 어떤 커뮤니케이션 절차, 어떤 훈련교육을 할 것인지, 한·미 간에 어떻게 협의해 나갈 것인지, 이런 것들에 대한 지침을 발전시킨다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미국의 민주당 공화당 등 양측 의원 인사들이 굉장히 많이 방한하고 저희도 다 만나는데, 한·미동맹에 대한 여야를 막론한 상당히 탄탄한 지지 기반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 대선 과정에서의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으나 안보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장 실장은 “아무리 가까운 동맹국이지만 남의 나라 선거 결과를 예단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진영의 인사들도 우리 측에 ‘한·미동맹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더 강화할 것이다’ 하는 이야기를 하고, ‘한국에 어떤 정보가 있느냐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들을 해 온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물론 이것이 선거를 의식한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다 이슈별로 계속 챙기면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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