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의 그림자 불길"... '김건희 리스크'가 두려운 조중동
[박성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향한 보수언론의 공세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올해 1월, 김씨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가 공개돼 여당의 내홍이 파국으로 치달을 뿐만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이자 김씨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김씨를 "VIP"로 지칭하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하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밝혀진 만큼 더는 '김건희 리스크'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 13일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실장은 "김 여사의 그림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는 늘 예기치 않은 곳에서 튀어나와 끊임없이 국민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며 첫 문장부터 김씨를 비판하고 나섰다. |
ⓒ <조선일보> |
13일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실장은 "김 여사의 그림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는 늘 예기치 않은 곳에서 튀어나와 끊임없이 국민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며 첫 문장부터 김씨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 논설실장은 김씨의 명품백 수수가 청탁금지법상 무혐의라는 국민권익위의 판단을 두고 "(청탁금지법은) '받지 말라'는 데 방점이 찍혀있지 직무 관련성이라는 애매한 조건 아래 면죄부를 주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부패의 회색지대를 막으려 제정된 청탁금지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말았다"라고 권익위를 비판했다. 이어 "김 여사 문제가 반부패 정책의 기조마저 흔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 논설실장은 김씨의 '문자 파동'에 대해서도 "국정 개입 시비를 부를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라며 김씨가 문자에서 '대선 당시 사과했더니 지지율이 빠졌다', '댓글 팀을 활용해 비방행위를 한 적이 없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정치와 무관해야 할 대통령 부인이 고도의 정치적 이슈에 대해 스스로 정무적 판단을 내렸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댓글 공작' 루머에 대통령 부인이 등장한다는 것부터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박 논설실장은 김씨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발언들까지 인용하면서 "허언 혹은 실언인 줄 알았던 이 말들이 이젠 진짜 아니냐는 의심을 살 지경이 됐다"라며 김씨 관련 의혹이 진실일 가능성도 있다는 식으로 언급했다.
이어 박 논설실장은 "시중엔 모 비서관이 김 여사 측근이고, 모 기관장이 김 여사 라인이라는 식의 소문이 파다하다. 용산발(發) 뉴스 중 이해되지 않는 것은 다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말도 나온다"며 김씨의 국정개입 소문을 전하면서 "근거 없는 낭설이라 믿고 싶지만 김 여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의혹을 증폭시키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박 논설실장은 "크고 작은 스캔들이 잇따르면서 국정 곳곳에 김 여사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인상이 굳어졌다. 불길하고 또 불길하다"라고 우려를 표하며 칼럼을 마쳤다. 칼럼의 마지막까지 김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국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이다.
▲ 13일 장택동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VIP는 해병대 사령관'이라더니 이번엔 "김 여사, 하지만 허풍""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 여사가 결혼(2012년 3월)한 이후 연락한 적이 없다면서 지난해 김 여사를 갑자기 'VIP'라고 언급했다는 이씨의 주장도 수상하다"라며 "이런 의혹들 하나하나가 말끔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 <동아일보> |
13일 장택동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VIP는 해병대 사령관'이라더니 이번엔 "김 여사, 하지만 허풍""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인 이모씨가 김건희씨를 "VIP"라고 칭한 점을 언급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먼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살펴봐야 한다"라며 이씨가 김씨의 계좌를 운용하며 시세 조종에 이용했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을 전했다.
장 논설위원은 "이씨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서 김 여사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두 사람이 10여 년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는 얘기"라며 이씨와 김씨의 관계를 부각했다. 이어 "이씨는 VIP를 언급한 것은 "허풍 과시였을 뿐"이라고 했다"라며 "하지만 흘려듣기 어려운 대목도 적지 않다"라고 평했다.
장 논설위원은 그러한 대목으로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 '이번에 국방장관 추천했는데 우리꺼 될거야', '너는 임 사단장을 안 만났구나' 등의 이씨 발언을 언급하면서 각각 "이씨는 "신문 기사를 보고 한 얘기"라고 했지만 별도의 채널로 정보를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씨가 국방부 장관 인사에 개입한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 "자신은 임 전 사단장을 만난 적이 있다는 전제가 깔린 발언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장 논설위원은 칼럼 말미에서 "김 여사가 결혼(2012년 3월)한 이후 연락한 적이 없다면서 지난해 김 여사를 갑자기 'VIP'라고 언급했다는 이씨의 주장도 수상하다"라며 "이런 의혹들 하나하나가 말끔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씨의 발언이 김건희씨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만큼 사실상 해당 의혹들에 대해 김씨의 개입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 12일 김정하 <중앙일보> 논설위원 또한 "자해극이 되고 만 영부인 문자 공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 여사 본인이 왜 자꾸 녹취록·문자 소동이 일어나는지 깊이 성찰하지 않으면 제2부속실도 큰 효과는 없을 것 같다"라며 김씨를 비판했다. |
ⓒ <중앙일보> |
12일 김정하 <중앙일보> 논설위원 또한 "자해극이 되고 만 영부인 문자 공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씨를 비판했다.
김 논설위원은 김씨가 문자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을 "동지"라고 칭한 것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한 후보를 그렇게 부른다면 이해하겠지만, 배우자가 '동지'라고 부르다니. 아니, 김 여사와 한 후보는 어떤 관계였단 말인가"라며 힐난하고 "댓글팀"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에 대해서도 "드루킹 사건처럼 조직적 댓글 공작은 처벌 대상이다. '댓글팀'이란 위험한 단어가 영부인 문자에서 등장하는 건 어떤 배경인가"라고 처벌까지 언급했다.
이어 김 논설위원은 김씨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한 사실을 소환하며 "김 여사는 이 경험을 보약으로 삼아 영부인이 되고 난 이후엔 외부 인사와 만나거나 통화하는 데 극도로 신중했어야 했다"라며 김씨가 대선 이후에도 "외부와 접촉하는 데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논설위원은 "앞으로 김 여사 관련 녹취록이나 문자가 더 안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라며 "김 여사 본인이 왜 자꾸 녹취록·문자 소동이 일어나는지 깊이 성찰하지 않으면 제2부속실도 큰 효과는 없을 것 같다"고 비판하며 칼럼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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