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로 ‘이것’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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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옛 것이 많은 시대이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른 당연한 일이지만, 그 옛 것에는 사람들의 추억과 역사가 있기에 아쉬움이 크다.
일본은 이처럼 고향납세를 활용해 옛 것을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옛 것을 허무는 것은 단 몇 시간이면 가능하지만, 옛 것을 다시 만들려면 그 시간의 몇 곱절 이상의 노력과 스토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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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지키고 싶은 것이 있나요?’
사라져가는 옛 것이 많은 시대이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른 당연한 일이지만, 그 옛 것에는 사람들의 추억과 역사가 있기에 아쉬움이 크다.
최근 영화배우 이제훈씨가 지역의 독립극장들을 찾아다니는 유튜브 제훈씨네를 시작했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에는 광주극장을 찾았는데, 이곳은 1935년 지어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다. 좌석 곳곳에는 ‘파손된 좌석, 앉지 마세요’라는 글귀가 보인다.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부분이다.
작년부터 광주 동구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광주극장 살리기’를 시작했다. 지정기부를 거의 준비하고 있지 않던 다른 지자체들보다 빠른 행보이다. 이는 민간플랫폼 위기브(wegive)와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광주극장은 여느 전통 극장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 몇 번이나 폐관 위기가 있었다. 그런 광주극장을 위해, 100년 극장의 꿈을 응원해주자는 취지의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작년 한 해 모금한 금액은 약 8400만 원, 10만 원씩 기부한 사람이 800명쯤 되는 셈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지정기부를 통해 마련된 기부금으로 올해는 건물의 정밀한 안전 진단과 노후화를 늦추고 방지하는 작업을 우선 시행한다. 올해도 기부를 이어가며 노후화된 시설의 철거와 새로운 좌석의 설치 등 차례차례 새 단장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나간다고 하니, 100년 극장의 꿈이 멀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일본은 일찍이 고향납세 제도를 활용하여 전통을 살리고, 역사문화를 보전하는 일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텐도시는 장기말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사양산업인 장기산업을 지역의 차별점으로 삼았다. 처음에는 기부해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만들어 보냈던 작은 장기말 키링에서 시작해서, 그 키링의 인기에 힘입어 단독 상품을 만들고, 전통을 살리는 지정기부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그러다가 지역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손잡고 한정판 장기말을 만드는 프로젝트로 대박이 났다. 또 이렇게 다시 장기말이 재조명되고 장기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제작 등 장기말 산업이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광주극장과 거의 비슷한 사례도 있다. 후쿠오카현 이즈카시에 있는 카호극장 살리기 프로젝트이다. 카호극장은 1931년 만들어진 극장으로, 광주극장보다 딱 4년 먼저 만들어진 가부키 전용 극장이다. 코로나로 인해 2021년 극장 운영을 맡았던 NPO법인이 해산해버려, 시설은 휴관하고 건물은 이즈카시에 증여되었다.
펀딩은 목조 건축의 노후화로 인한 시설 보수와 극장 운영에 필요한 운영비 마련을 위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총 2328명이 3100만엔 (한화 약 3억원)을 기부했다. 모금 기간은 단 39일, 달성률 312%의 쾌거였다.
일본은 이처럼 고향납세를 활용해 옛 것을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민간플랫폼이나 민간 모금전문가와 함께해 성공적인 모금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들도 많다. 한국의 각 지역에도 잠들어있는, 수많은 옛 것이 있을 것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방치되어 있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자는 흐름에 아예 사라져버린 것들도 많다. 옛 것을 허무는 것은 단 몇 시간이면 가능하지만, 옛 것을 다시 만들려면 그 시간의 몇 곱절 이상의 노력과 스토리가 필요하다. 민간플랫폼 위기브와 함께해서 광주극장을 지켜낸 광주 동구처럼, 보다 다양한 지자체들이 민간플랫폼을 지혜롭게 활용함으로 각 고장의 소중한 옛 것들을 지켜내고 다채로운 매력을 늘려가길 기대한다.
이연경 페어트래블재팬 법인장admin@fairtraveljap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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