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인데 옆방 투숙객이 문 벌컥…마스터키 준 호텔은 '배째라'"
인천의 한 호텔에서 부부가 투숙하고 있는 객실에 한 남성이 무단으로 침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옆방 투숙객으로, 자신의 방문이 열리지 않자 호텔 측으로부터 마스터키를 받은 뒤 객실을 잘못 찾아 들어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본 부부는 항의에도 호텔 측이 '나 몰라라' 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네티즌 A씨는 지난 4월 13일부터 1박 2일간 아내와 함께 인천 중구의 한 호텔에서 묵었다. 14일 오전 7시 28분쯤 누군가 객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 같은 소리에 눈을 뜬 A씨는 처음 보는 남성 B씨가 서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누구냐"는 A씨의 물음에 B씨는 "문이 열리기에 들어왔다"고 말한 뒤 문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아내와 저는 알몸으로 이불도 덮지 않은 상태였다"며 "아내는 놀란 데다 수치심을 느껴 어쩔 줄 모르며 벌벌 떨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즉시 로비로 내려가 호텔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했지만 호텔 측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법적으로 항의하라고 응대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증거 확보를 위해 경찰 입회하에 해당 층의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청했다. CCTV 화면에는 옆방 투숙객이던 B씨가 마스터기로 A씨의 객실에 들어와 약 7초간 머물다 나간 장면이 찍혀 있었다.
A씨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말문이 막혔다"며 "어떻게 일반 투숙객이 마스터키를 갖고 있었던 걸까.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호텔 안내데스크에서 B씨에게 마스터키를 줬고, B씨는 객실을 착각해 A씨의 객실로 잘못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편의점에 다녀온 B씨는 객실 문이 열리지 않자 안내데스크에 문의했는데, 아르바이트 직원이 바쁘다는 이유로 B씨에게 마스터키를 줬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호텔 측의 과실로 B씨에게는 범죄 혐의가 없어 사건을 종결했다.
A씨는 "호텔 관계자에게 불만을 표출하니 사과와 함께 정신적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 하고선 현재는 '배 째라'는 식으로 저의 연락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아내는 그날의 충격으로 장기간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형사로 안 된다면 민사를 통해서라도 호텔 측에 항의하려 한다"고 적었다.
이에 한 네티즌은 "호텔에서 근무한 경험상 절대 개인에게 마스터키를 줄 수 없다"며 "금고 열쇠나 다름없는 마스터키를 직원 동행 없이 투숙객에게 줬다는 건 명백한 호텔 과실"이라고 했다. 이밖에 "호텔 현업 종사자인데 호텔 측이 그렇게 대응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언론에 제보하시길" "병원 진단서를 근거로 피해보상 민사 소송 진행하라" 등의 의견도 나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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