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400만원 벌었다"…'제주살이 도시농부' 뽑는 신박한 조건

최종권 2024. 7. 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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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가 지난해 11월 제주도에 파견한 도시농부들이 감귤 유통센터에서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돈 벌며 넉달간 제주살이” 충북 주민 200명 파견


충북도가 넉달간 제주살이를 하며 돈을 버는 일손돕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1개 시·군을 대상으로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 동안 제주 감귤유통센터에서 일할 겨울철 도시농부 참여자를 모집한다. 선발 규모는 200여 명이다. 농촌에서 하루 4시간씩 일하는 도시농부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63세 이하 주민을 면접으로 뽑는다. 이들은 제주도에 있는 감귤유통센터 15곳에 흩어져 감귤 선별과 세척·포장·운반 등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충북형 도시농부’ 사업을 제주도로 확대한 개념이다. 도시농부는 도시에 사는 주부나 퇴직자·미취업 청년 등 유휴인력이 인력난을 겪는 충북 소재 농가에 가서 일하는 사업이다. 하루 4시간 일하면 6만원을 준다. 인건비는 농가가 60%(3만6000원)를 부담하고, 지자체가 40%(2만4000원) 지원한다. 올해 연인원 10만명을 목표로 사업비 46억여 원을 편성했으나, 지난 10일까지 예산 76.5%를 소진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박상영 충북도 농업경영팀 주무관은 “충북은 11월 초에 작물 수확이 대부분 끝나 농한기에 접어든다”며 “겨울까지 도시농부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제주 감귤 유통센터에 충북 주민을 보내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살이를 꿈꿨던 주민은 돈을 벌며 휴일에 여가를 보낼 수 있고, 감귤 유통센터는 일손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상생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도가 지난해 11월 제주도에 파견한 도시농부들이 서귀포 위미농협에서 감귤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충북형 도시농부 참여자 대상…감귤 선별·세척·포장


제주에 파견하는 도시농부 근로 조건은 충북에서 일할 때와 다르다. 참여자는 각 감귤유통센터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주 5일, 하루 8시간 일한다. 4대 보험과 점심도 제공된다. 숙박비는 본인이 부담한다. 지난해 11월 시범사업에 참여한 도시농부 6명은 한 달 평균 250만~300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도 관계자는 “초과 근무와 휴일 근로수당을 더하면 한 달에 400만원 넘게 번 사람도 있다”며 “숙박은 2명이 40만~50만 원짜리 월세방을 얻어 해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충북도는 오는 16일부터 11개 시·군을 대상으로 권역별 설명회를 열고, 8월 26일~9월 6일까지 신청서를 받는다. 9월 25일엔 농협중앙회 충북지역본부에서 면접을 본다. 제주 감귤 유통센터 관계자가 면접관으로 온다. 남성 참여자는 운반 작업 여부를 감별할 감귤 컨테이너(약 20㎏) 5단 적재 테스트를 한다. 반주현 충북도 농정국장은 “2년 차에 접어든 도시농부 사업이 도시와 농촌을 잇는 상생 일자리 사업으로 정착하고 있다”며 “도시농부 파견을 계기로 제주도와 다양한 교류 협력 사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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