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승부수 던진 ‘인형 왕’… “고객이 뭘 좋아할지 늘 고민”
강원 원주시 신림면에 있는 오로라 골프앤리조트(이하 오로라CC)는 올해 3월 1일 연 신생 골프장이다. 오로라CC의 모기업은 골프와는 접점이 없는 완구업체 오로라월드다. 하지만 오로라월드를 글로벌 완구업체로 키워낸 노희열(67) 회장은 오로라CC도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노 회장은 ‘인형 왕’으로 불린다. 그가 1981년 10월 1일에 창업한 오로라월드는 국내 및 영국 완구시장 점유율 1위, 미국 완구 브랜드 점유율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세계적인 완구 회사로 성장했다. 핑크퐁, 신비아파트, 아기상어, 쥬라기캅스, 푸바오, 닥터 수스, 유후와 친구들 등 이름만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인형이 모두 노 회장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OEM 하청업체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임직원 1만여명, 80여개국에 6000만개(리테일 가격 10억 달러) 토이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매출액만도 올해는 3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가정의 아이들 방에 있는 완구 중 10% 이상은 오로라월드 제품이다.
하지만 노 회장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는 “10년 이내에 캐릭터 제품과 애니메이션에서 10개 이상의 독자적인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1조 원으로 높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런 노 회장의 레이더망에 골프 리조트 사업이 포착됐다. 그는 “골프 레저 사업이 미래 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회가 와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기왕 시작했으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며 “혼을 팔아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 임직원들과 함께 고객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주일에 5일은 골프장에 나와 진두지휘를 한다. 골프장 경영만 놓고 본다면 분명 초보이지만 골프에는 상당히 조예가 깊다. 워낙 골프를 좋아해 전 세계 명문 코스 중에서 라운드를 안 해 본 골프장이 없을 정도다. 그러면서 보고 경험한 것들을 오로라CC의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오로라CC는 입지 조건이 빼어나다. 치악산, 감악산, 운악산이 병풍처럼 휘감고 있는 구학산 중턱 해발 550m에 자리 잡고 있어 풍광이 수려하다. 노 회장은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아름답게 꾸미려고 애쓰고 있다. 돌과 물, 나무, 그리고 청명한 하늘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가 없다”며 “특히 밤이면 무수한 별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이른바 ‘별 폭포수’에 흠뻑 젖게 된다. 그리고 그런 별들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향후 골프텔을 조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오로라CC는 대중제로 인허가를 받았지만 운영은 프리미엄급이다. ‘NO 가격경쟁’도 철저하게 고수하고 있다. 내장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 퀄리티, 최상의 서비스에 걸맞은 그린피를 책정하고 있다.
한 살짜리 신생 골프장으로서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은 많다. 노 회장은 “하드웨어는 90%가량 온 것 같다. 작년 수해로 배수, 수로, 조경 등 전반적인 보완을 했다”면서 “골프는 걸으면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골프장은 산악형 코스임에도 걸으면서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것 또한 강점이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이어 “골프장은 티잉그라운드가 가장 아름다워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티잉그라운드에 많은 신경을 썼다”면서 “또 골프장 수준은 페어웨이 잔디 수준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오로라CC는 신설 골프장임에도 페어웨이 잔디(중지)가 잘 관리되고 있다. 다만 그린 스피드가 욕심만큼 나오지 않은데 활착이 제대로 되면 계절에 상관없이 평균 3m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오로라CC를 복합 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99만1736㎡(30만평)의 부지를 골프장과 인접한 곳에 마련했다. 여기에 9홀 증설, 어린이 박물관, 미술관, 수영장 등이 들어서면 3대가 즐길 수 있는 휴양 공간이 생기게 된다. 중앙고속도로 신림IC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빼어난 것도 장점이다.
노 회장은 “내 사업 철학은 ‘기프트 오브 스마일’이다. 다시 말해 토이를 파는 것은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이다. 골프장 사업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원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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