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보안장비 국산화 최일선 항공보안장비 시험인증센터를 가다 [르포]
보안검색 장비 원스톱 서비스 제공
해외업체 의존도 낮추고 보안기술 자립화
정부세종청사를 출발해 승용차로 1시간 30분 남짓을 달려 도착한 충남 서천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2단계 산업 용지에는 아직 부지 조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듯 휑한 모습이었다. 넓은 부지를 둘러보자 한켠에 목적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항공보안장비 시험인증센터'를 찾을 수 있었다.
센터는 항공보안장비 성능 기준을 정립하고 항공보안 신뢰성 제고와 성능수준을 향상시켜 국산 항공보안장비를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구축됐다.
연구동 1층에 들어서자 설립 목적에 맞는 장비들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공항 검색대에서 볼 수 있는 ▲엑스선 검색장비 ▲폭발물탐지장비 ▲폭발물흔적탐지장비 ▲액체폴발물 탐지장비 ▲문형금속탐지장비 ▲휴대용금속탐지장비 ▲신발검색장비 ▲원형검색장비 등이다.
유상우 KTL 항공국방신뢰성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항공 보안장비 수요기관들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성능인증을 받은 외국산 장비를 수입해 사용해 장비 성능 수준 등을 해외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유지·보수 관리에도 많은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우리 기업에 보안검색장비에 대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항공 보안기술을 자립화한다. 실제로 올해 3월 기준 국내 2종 항공보안장비 성능인증을 획득한 상황이다. 1호는 뉴원에스엔티의 폭발물흔적탐지장비이고, 2호는 씨엔아이 엑스선검색장비다.
이처럼 센터를 통해 국내 항공 보안 여건에 맞는 장비의 생산·보급을 촉진해 외산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안전 확보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항공 보안장비 유지·보수(AS) 등 관리 효율성과 신뢰도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옆에 위치한 연구실로 이동하자 공항 수화물 검사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시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곳은 엑스선 발생 장치를 이용해 검색 대상물을 엑스선으로 조사하고 그 내용을 모니터에 영상으로 표시, 검색 표준 물품을 황용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센터는 다양한 시료들을 전부 구비하고 다양한 상황을 모두 구현해 엑스선 검색 장비의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다. 4000점이 넘는 캐리어·골프백·악기 케이스 등 가방과 그 가방 안에 들어갈 다양한 물건들도 모두 구비해 테러범이 어떤 모양의 물건을, 어떤 캐리어에 넣고 범죄를 기획해도 보안검색장비가 찾아낼 수 있는지를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폭발물을 제조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센터는 표준물질시험실과 합성분석실을 갖추고 있고 성능시험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시료) 취급 저장공간도 외부에 따로 구비했다.
다양한 폭발물을 센터에서 직접 만들어 보안장비 성능검증에 활용할 수 있고 이 시료를 보관할 저장소를 구비해 보관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폭발물 외에도 금, 은, 구리 등 각종 광물과 마약류와 같은 가루 등도 마련돼 있었다. 테러의 목적이 아닌 밀수 범죄도 보안장비가 확인할 수 있는 가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55만건의 이미지를 생성해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극저온과 극고온의 환경을 구현하는 챔버와 엄청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실험실도 갖췄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보안장비가 이상 없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편 센터는 미국 교통보안청(TSA)와 공동연구를 위한 실무그룹회의와 기술 교류를 위한 협의를 5차례나 진행하는 등 공통 기술기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TSA를 통한 인증이 아닌 센터를 통한 인증으로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유 센터장은 "지난 2022년 한-미 상호 인정 공동의향서(JSol) 체결을 통해 TSA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양 국가간 시험인증제도 비교와 개선을 통한 공통 기술기준개발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험기관 기술 교류를 통한 시험 방법과 인프라 벤치마킹과 함게 시험기술 교류 강화를 위한 인력파견 등 업무협력 방안 논의 등도 진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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