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패충류 발견…세계지질공원 노리는 '경북 명소' 예술
경북 동해안권이 국내 여섯 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에 도전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명소와 경관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승인하는 곳이다. 국내에는 2010년 제주를 시작으로 경북 청송, 무등산, 한탄강, 전북 서해안권 등 5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돼 있다.
14일까지 유네스코 현장실사 진행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 포항과 경주·영덕·울진 일원 2693.69㎢에 대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한 현장실사가 진행된다. 현장실사는 세계지질공원 지정 필수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으로, 지질 유산과 보전·관리구조·교육활동·지질관광·지역협력 등을 중점 점검한다.
경북 동해안에는 세계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지질명소가 즐비해 있다. 포항에는 호미곶에서 구룡포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해안 지형이 계단 형태로 연장되는 해안단구(海岸段丘)를 쉽게 볼 수 있다.
또 포항 구룡소 해안에는 강한 파도에 자갈이 빙글빙글 돌면서 암석을 깎아 만든 침식 지형인 ‘돌개구멍’이 많이 보이고, 해안 절벽에는 자갈이 떨어져 나가 형성됐거나 염풍화로 만들어진 둥근 구멍인 ‘타포니’가 여러개 있다
포항·경주·영덕·울진 지질명소 즐비
경주 양남주상절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육각이나 오각기둥의 주상절리로 가장 유명한 명소는 제주도 중문 주상절리대지만 경주 양남주상절리는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둥글게 펼쳐진 형태의 부채꼴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와 미적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자연 석굴 사원인 골굴암도 지질명소로 꼽힌다. 골굴암 일대는 신생대에 폭발적인 화산 분화로 뿜어져 나온 뜨거운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응회암으로 이뤄져 있다. 응회암은 뜨거운 화산재 상태에서 점차 식어가면서 갈라진 틈이 생기는데 이 틈 사이에 마애여래좌상(보물 제581호)이 자리하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 있는 바위섬에 만들어진 수중릉인 문무대왕릉도 경북도가 내세우는 지질명소다. 바위섬 내부는 단층과 절리가 발달하고 침식과 풍화가 많이 진행돼 큰 공간이 생긴 상태다. 섬 내부의 빈 곳에는 장방형의 큰 돌이 마치 무덤을 덮은 것처럼 놓여 있다.
유네스코 평가단이 평가 첫날 방문한 울진 성류굴은 국내 다른 석회동굴과는 달리 파괴된 석주와 물에 잠겨 있는 석순을 볼 수 있다. 파괴된 석주는 가운데 부분이 어긋나 있는데, 이는 석주가 만들어진 후 발생한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어긋나게 됐다. 또 2012년에는 화석으로만 발견됐던 패충류가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형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경북도 “세계지질공원 등재 기대감”
울진 왕피천은 지형이 험준해 사람 접근이 어려워 현재까지 원시 상태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왕피천 계곡 일대에서는 돌개구멍과 토르·절리 등과 같은 다양한 지질구조도 잘 발달하고 있어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다.
박기완 경북도 기후환경국장은 “경북 동해안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 경북 동해안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자연유산 보유 지역으로 자리매김해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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