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터뷰] ① '고등학생 돌풍'의 스승님 변성환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준 제자들, 고맙다"

김희준 기자 2024. 7.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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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변성환 감독의 이미지는 '유망주를 성장시키는 젊은 지도자'다.

1979년생으로 현재 K리그1, 2를 통틀어 김두현 전북현대 감독(1982년생) 다음으로 나이가 어리다.

지난 5일 '풋볼리스트'와 만난 변 감독은 현재 K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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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환 수원삼성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화성] 김희준 기자= 현재 변성환 감독의 이미지는 '유망주를 성장시키는 젊은 지도자'다. 1979년생으로 현재 K리그1, 2를 통틀어 김두현 전북현대 감독(1982년생) 다음으로 나이가 어리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시절 U17 대표팀을 맡아 양민혁, 윤도영, 강민우 등 어린 선수들과 U17 아시안컵 준우승 및 U17 월드컵을 함께했다.


5월 31일 수원삼성 부임 이후에도 이러한 기조는 변함이 없다. 박승수, 고종현, 김성주 등 어린 선수들을 포항스틸러스와 코리아컵에 데뷔시켰고, 박승수는 리그에도 데뷔시키는 파격을 선보였다. 박승수는 안산그리너스와 리그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해 17세 3개월 21일에 K리그 최연소 득점자가 됐다.


지난 5일 '풋볼리스트'와 만난 변 감독은 현재 K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U17 월드컵에서 공격축구 일변도로 조별리그 전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받아들며 지도자 역량을 의심받았지만, 그때 함께했던 선수들이 K리그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내며 그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줬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수원 어린 선수들도 K리그와 한국 축구에 이름을 떨치는 선수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자신과 함께한 선수들이 '황금 세대'를 이룰 거라 자신했다.


변성환 당시 U17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 '성적보다 성장이 중요' U17 월드컵 참패에도 후회는 없다


변 감독은 수원 지휘봉을 잡기 전 U17 대표팀으로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U17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전패를 당한 건 역사상 처음이었다. 미국, 프랑스, 부르키나파소라는 비교적 어려운 조편성에 대회 전 선수 8명이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하는 불운도 있었지만 최근 연령별 대표팀에서 성과를 내오던 한국 축구에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였다. 공격적인 축구를 포기하고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서야 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변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로 실패한 것에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패를 각오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꺼내들었다. 선수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당장의 성적보다 세계 무대의 큰 벽을 제대로 느끼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후회는 없습니다. 출국 전에도 협회 임원들에게 말씀을 드렸어요. 결과를 원하시면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할 거고, 그렇지 않다면 내 방식대로 부딪히겠다고요. 어떻게든 부딪혀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어요. 결과보다는 성장이 더 중요해요. 그걸 느껴야 선수들이 나중에 더 큰 선수가 돼요."


"우리는 나이대에 비해 어려운 전술을 선택했고, 훈련 강도도 강했어요. 그래도 현대 축구에 맞는 축구를 해야 했어요. 선수들에게는 말했습니다. 월드컵을 나가서 만신창이가 돼서 비난을 많이 받겠지만, 내가 실패한 거지 너희들이 실패한 게 절대 아니라고요. 내려서서 역습하지 않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혀보고,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채워가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선수들은 U17 대표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K리그, A대표팀에서 뛰어야 하잖아요."


변성환 수원삼성 감독. 서형권 기자

U17 월드컵에서는 빛나지 않았지만 그 열매는 생각보다 이르게 찾아왔다. 양민혁은 강원FC 핵심으로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정복을 넘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의 러브콜을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의 윤도영도 미래가 밝은 재목으로 평가받고, 울산HD 강민우도 준프로로 1군 데뷔에 성공했다. 포항스틸러스의 김명준과 같이 K리그 데뷔를 바라보는 창창한 유망주들도 있다. 변 감독은 이 선수들이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줬다며 감사를 전했다.


"월드컵에서 실패한 이후에 선수들에게 얘기했어요. 당장은 내가 상처받고 힘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너희들 덕분에 내가 다시 회자돼서 기회를 얻을 거라 생각한다고요. 그런 일이 불과 몇 개월 만에 벌어지고 있어요. 나와 코칭스태프가 준비했던 게 틀리지 않았다고 제자들이 증명해준 것에 감사해요. 진심이에요."


박승수(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매탄고 친구들에게 "축구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이 돼라"


변 감독은 지난달 19일 포항스틸러스와 코리아컵에서 박승수, 고종현, 김성주 등 준프로 선수들을 대거 데뷔시켰다. 현재 리그에서 선두 경쟁을 하는 포항을 상대로 용단을 내렸고, 승부차기 끝에 패하긴 했어도 경기력과 과감성에서 박수를 받았다.


이날 데뷔한 수원 유망주 중 화제를 모으는 선수는 단연 박승수다. 박승수는 고등학교 2학년임에도 준프로 계약을 맺을 정도로 수원이 기대하는 선수다. 코리아컵에서 데뷔전 도움을 기록했고, 30일 안산그리너스와 리그 경기에서는 소중한 동점골을 넣어 K리그 최연소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변 감독은 U17 대표팀 시절 당시 16세였던 박승수를 월반시킨 장본인이다. 그때부터 박승수가 가진 재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지금도 박승수가 프로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만한 선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승수 같이 한국에서 특징적인 플레이를 하는 친구들은 요즘에 많이 없습니다. 1대1 능력이 탁월한데 이후에 마무리 슈팅이나 패스도 잘하는 흔치 않은 유형이에요. 피지컬과 정신력은 아직 많이 발전해야 하지만 프로 레벨에서 경기를 뛰기에 고등학교 2학년이면 어린 나이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박승수(왼쪽), 변성환 감독(이상 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승수는 최근 바이에른뮌헨과 연결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재능임을 입증했다. 바이에른은 추가적으로 센터백 유망주도 관찰하는 등 수원 선수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다.


변 감독은 당장 해외로 이적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국 선수로서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외 리그에 도전하는 편이 낫다는 지론이었다. 축구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자 사람으로서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고등학교는 졸업을 하고 움직여야 해요. 중간에 자퇴를 하는 건 올바르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학생으로서 기본을 갖추는 게 먼저고 학업도, 일반인 친구와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축구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으로 먼저 성장시켜야 해요."


양민혁(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내가 키운 U17 선수들, 황금세대 맞습니다


수원 어린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K리그 돌풍의 중심 양민혁으로 넘어갔다. 양민혁은 이번 시즌 데뷔해 저돌적이면서도 영리한 드리블, 성실한 수비를 겸비한 선수로 리그를 휩쓸었다. 벌써 5골 3도움을 기록한 양민혁은 6월 중순 프로 계약으로 전환하며 노력을 보상받았고, 그로부터 얼마 안 가 PL 빅클럽과 이적설까지 났다.


변 감독은 양민혁의 매력에 대해 "(양)민혁이는 속도와 좋은 드리블 리듬감, 마무리 능력까지 갖춰 현대 축구가 원하는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체격이 크진 않지만 본인이 가진 힘, 다재다능함, 부드러움이 PL에서도 통할 수 있어요"라며 "민혁이가 K리그에서 뛰는 건 전술 이해 능력, 수행 능력, 수비 가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도영(왼쪽), 김명준(이상 당시 U17 축구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U17 대표팀은 U17 월드컵에 나서기 전 황금 세대로 주목받았다. 전 포지션에 걸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U17 월드컵에서는 처절한 실패를 했고, 비슷한 시기 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한 선배들과 비교되며 황금 세대라는 타이틀을 빼앗겼다.


지금은 다시 황금 세대라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K리그에서 이 정도로 많은 유망주가 준프로 계약을 맺는 걸 넘어 실제 경기에서 활약한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이 변 감독의 손길을 거쳤던 선수들이다. 변 감독도 U17 대표팀에서 함께한 선수들이 한국 축구의 황금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자신있게 외쳤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본인들도 준비가 됐고요. 무엇보다 그 친구들이 가진 생각과 성향이 너무 좋아요. 겉보기에는 예쁘고 여리여리하지만 마음속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요. 한국 축구에 분명 큰 역할을 해줄 거라고 믿습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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