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내 후보는 따봉, 상대는 야유…후보 따라 당원들도 치열한 '기싸움' [與 TK 합동연설회]
북·장구 대동해 후보들 향해 뜨거운 응원
상대 후보 연설에 엄지 거꾸로 들고 "우우"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당원들도 각자 지지하는 후보들을 따라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한창 연설 중인 후보를 향해 엄지를 거꾸로 들며 야유를 날리거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자리를 바로 이탈하는 등 지지자들의 경쟁 당권주자를 향한 견제 또한 만만치 않았다.
나경원·윤상현·원희룡·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12일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21.6%가 밀집한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을 찾아,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치열하게 지지를 호소했다.
합동연설회 시작 전부터 지지자들은 스피커에 못지 않은 함성 소리를 냈다. 상대적으로 남성 지지자가 더 많은 원희룡 후보의 지지자들의 함성 소리가 컸으며, 한동훈 후보 지지자들도 이에 질세라 북 등 장비를 이용하며 한 후보를 뜨겁게 응원했다.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나 후보가 "자기 살자고 당무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금기어를 함부로 쓰는 분이 있다"며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하자, 한 후보 지지자들은 "우우우" 소리와 함께 엄지를 거꾸로 들며 야유를 보냈다.
나 후보가 이어 "여러분 큰일난다. 이게 당무개입이냐. 그들에게 한 마디로 구실을 주고 있다. 그런 후보가 되면 당정 파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원 후보 지지자들은 함성과 함께 갈채를 보내고 한 후보 지지자들은 아무런 반응 없이 들고 있던 피켓을 높이 들어 보이면서 마치 '보이콧'을 하는 듯한 모습을 취했다.
또 "용산에 맹종하는 후보 절대 안된다. 나 나경원 쓴소리 제대로 하겠다"고 원 후보 또한 정조준했다. 나 후보는 "이제 대통령, 정부가 잘못한 건 바로 고치겠다. 그래서 탄핵을 광폭적으로 막아내고 윤석열정부 성공 시키겠다"며 "이제 당은 확 바꿔야 한다. 아는 사람이 바꿀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 주자인 윤상현 후보는 "공천 갖고 여러분들이 직접 나서 당협위원장·국회의원을 갈아치울 수 있는 당원소환제를 실시하겠다"며 "당원이 (당협위원장의) 문제점, 비위 사실이 있으면 금방 중앙당에 올릴 수 있는 채널, 신문고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후보가 단상에 올라섰을 때는 여타 후보보다 가장 큰 연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에 어떤 정치를 바라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민당의 폭주를 물리쳐달라' '보수정권을 반드시 재창출 해달라' '무엇보다 나라다운 나라 만들고 지켜달라' 이거 아니냐"라며 "내가 하겠다. 내가 하게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폭풍이 불어올 때 여러분과 함께, 여러분을 위해 앞장서고 우산이 되고 방패가 되고 창이 되겠다"며 "내게 기회를 달라. 폭풍 속에서 맨 앞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싸워 반드시 이겨내겠다. 고맙다"고 설파했다.
한 후보의 차례가 끝나자 마지막으로 원희룡 후보의 연설이 시작됐다.
원 후보는 "지난 총선 참패로 우리는 탄핵 열차 앞에 다시 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느냐"라며 "누군가는 인생이 '화양연화'(꽃 같은 모습으로 빛나던 시절)였는지 몰라도 우리 모두 지옥을 겪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후보는 또 한 후보가 공약한 '채상병 특검'과 토론회에서의 그의 발언을 거론하며 "'채상병 특검' 뭐겠느냐. 뭐라도 걸어서 탄핵을 해보겠단 거 아니냐"라며 "또 이렇게 말한다. 108석으로 탄핵을 어떻게 막느냐고. 왜 못 막나. 의원들 모두 의원직을 버린다는 각오로 뭉쳐 싸우면 국민이 지켜준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는 한 후보가 자주 하는 '양손 V자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과 당대표가 충돌하다 탄핵으로 우리 모두 망해봤지 않느냐"라며 "또 당해서는 안된다. 무도한 야당의 탄핵열차에 우리가 만든 대통령 우리가 등 떠밀면 안되지 않겠느냐"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뽑는 당대표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당을 잘 알고 경험이 많아야 한다. 소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당대표 후보자 간 진흙탕 난타전 양상으로 '자해·자폭' 비판을 받자, 연설회에 앞서 후보들에게 강력한 경고와 자제를 당부했다.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은 "이 시간 부로 자중하고 멀리 내다보시고 인내와 관용으로 국민들을 안심시켜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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