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선언’에도 코너 몰리는 바이든…후원자들 1200억 돈줄 ‘동결’ 압박
11일(현지시간) ‘정면돌파’ 기자회견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옥죄는 대선 후보 사퇴론은 압박 강도를 더하고 있다. 민주당 내 갈수록 짙어지는 대선 패배 위기감에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기자회견 후 바이든 대통령과 심야 회동을 하고 당내 분위기를 전달했으며, 민주당의 ‘돈줄’을 쥔 고액 후원 단체, 환경 단체 등이 바이든에 등을 돌리는 등 전방위 압박이 바이든을 더욱 코너로 몰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12일 민주당 전당대회 관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해 허락을 받았다”며 전날 심야 회동 사실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최근 우리 민주당이 함께한 시간 동안 공유한 당 진로에 관한 통찰, 진심 어린 관점, 결론을 모두 직접적으로 표현했다”고 알렸다.
민주당 원내대표, 바이든 회견 후 심야 회동
민주당 내 가장 영향력이 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최근 바이든의 재선 도전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CNN)가 나오고 바이든 선거 캠프에서 당내 후보 사퇴론의 배후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의심하는 기류가 있다는 보도(폴리티코)가 나오는 등 당내 상황은 복잡하게 흐르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대선 TV 토론 폭망’ 이후 “나쁜 밤이었을 뿐이다. 토론이 잘 안 되는 날도 있다”는 소셜미디어 글을 올려 바이든을 측면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사퇴론의 파고가 더욱 높아진 최근에는 뚜렷한 입장 표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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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동결, 바이든에 큰 타격”
민주당의 일부 핵심 후원자들은 바이든을 지지하는 최대 슈퍼팩(Super PACㆍ특별 정치활동위원회)인 ‘퓨처 포워드’에 바이든이 출마를 고수하는 한 9000만 달러(약 1240억원)에 달하는 후원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NYT는 “기부금 동결은 바이든의 선거운동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짚었다.
민주당 내 ‘바이든 이탈’ 행렬은 이날도 이어졌다. 전날 기자회견 직후 스콧 피터스, 에릭 소렌센 하원의원이 후보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데 이어 이날 브리태니 페터센 하원의원이 바이든에 용단을 촉구했다.
외곽의 친민주당 단체도 바이든 사퇴론 대열에 가세했다. 2020년 대선 때 바이든을 지지했던 청소년 주도 기후 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누구보다 공격적으로 기후 의제를 감독해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선라이즈 무브먼트 라루 샤이니-아제이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은 새로운 지명자에게 성화를 넘기는 것이 맞다”고 했다. 민주당을 오랫동안 지지해온 배우 애슐리 저지도 후보 사퇴론을 폈다.
바이든, 전화 붙들고 ‘의원 설득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과 주말인 13일 민주당 의원 그룹별로 통화를 하며 계속 설득전을 편다는 방침이다. 또 이날 경합주인 미시간의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보수 집권 시 정책 청사진을 집약한 ‘프로젝트 2025’를 집중 공격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내 영향력이 큰 흑인 하원의원 짐 클라이번은 “이제 민주당이 대선 후보 교체 여부에 대한 이야기를 중단하고 대선 완주를 결심한 그(바이든)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바이든 지지’를 거듭 확인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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