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규 기자의 걷기 묵상] 교회-학교-병원 3각 선교 의미를 사색하다

우성규 2024. 7. 1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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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걷기 묵상 행선지는 전북 전주다.

전주 한옥마을에 여장을 풀고 서문 밖 전주천 건너 고개 위 전주 예수병원으로 향한다.

"예수 이름을 지닌 이 병원이 병원 이상이 되기를, 그리스도가 거하시는 장소가 되기를, 괴롭고 희망 없는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육신의 치유와 영혼의 평화를 얻기를." 제12대 병원장을 역임한 설대위 박사, 미국 남장로교 의료선교사 데이비드 J 실(1925~2004) 박사가 남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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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예수병원·선교사 묘지
전주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 뒤편 산지에 있는 선교사 묘지. 이곳에 서야 예수병원 기전대학 전주서문교회 등 교회 학교 병원의 삼각 선교 현장을 조망할 수 있다.


7월의 걷기 묵상 행선지는 전북 전주다. 전주 한옥마을에 여장을 풀고 서문 밖 전주천 건너 고개 위 전주 예수병원으로 향한다. 언덕 위에서 예수병원 설립 기념석을 만난다. “예수 이름을 지닌 이 병원이 병원 이상이 되기를, 그리스도가 거하시는 장소가 되기를, 괴롭고 희망 없는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육신의 치유와 영혼의 평화를 얻기를.” 제12대 병원장을 역임한 설대위 박사, 미국 남장로교 의료선교사 데이비드 J 실(1925~2004) 박사가 남긴 글이다.

전주 예수병원의 영문 이름은 ‘프레스비테리언 메디컬 센터(Presbyterian Medical Center)’다. 장로교에서 세운 의료 센터, 줄여서 PMC로 표기한다. 호남 지역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었던 이곳에서 치료받은 시골 어르신들이 이를 전체 이름으로 발음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주변에 선교사들이 있는 그 병원, 몸을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수를 전하는 병원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그래서 주변 한국인에 의해 본명 대신 예수병원으로 불렸고 급기야 병원의 정식 이름이 됐다.

실 박사는 생전 ‘상처 입은 세상, 고통받는 사람들 곁으로’(IVP)를 저술했다. 기독 병원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 땅에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전한다. 그가 강연으로 남긴 그리스도인 의사의 열 가지 신조를 예수병원 건너편 전주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에서 만난다. 첫째 생명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라. 둘째 인간을 거룩하게 여기라. 셋째 여러분의 생애는 오늘을 위한 것이다. 넷째 오늘이 환자에게 소중한 날이다. 다섯째 진리는 모든 일의 척도다. 여섯째 치유는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일곱째 찾고자 애쓰는 만큼 발견하게 된다. 여덟째 기도는 하나님의 영적 역동성에 참여하는 것이다. 아홉째 위로는 형제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리고 열 번째 모든 환자를 예수님처럼 대하라.


전주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은 구바울기념의학박물관도 겸하고 있다. 구바울은 역시 미국 남장로교 의료선교사인 폴 S 크레인(1919~2005) 박사의 한국 이름이다. 크레인 박사의 부친은 순천 선교부를 돌본 존 C 크레인(구례인·1888~1964) 목사로 이들 크레인 가문은 2대에 걸쳐 총 9명의 선교사가 생을 바쳐 호남에서 사역했다. 기독교역사기념관에선 미국 남장로교 7인의 개척 선교사 이야기를 만난다. 1891년 안식년을 맞아 본국으로 돌아간 북장로교 선교사 호레이스 H 언더우드의 조선 선교 호소를 듣고 남장로교 7인의 젊은이들이 자원한다.

성경 번역에 몰두한 윌리엄 D 레이놀즈(이눌서·1867~1951)와 팻시 B 레이놀즈(이부인·1868~1962), 전주와 군산 선교부를 설립한 윌리엄 M 전킨(전위렴·1865~1908)과 메리 L 전킨(전부인·1866~1952), 루이스 B 테이트(최의덕·1862~1929)와 여동생 매티 S 테이트(최마태·1864~1940), 그리고 리니 F 데이비스(하부인·1862~1903)가 주인공이다. 기념관에선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세인트루이스와 캔자스시티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 요코하마행 증기선을 타고 호놀룰루에 기착한 후 태평양을 횡단한 뒤 고베와 부산에서 배를 갈아타고 제물포까지 오는 이들 7인 개척 선교사의 머나먼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기념관 뒤편 선교사 묘지는 반드시 찾아야 할 곳이다. 군산 선교부지가 재개발돼 이곳 전주로 옮겨올 수밖에 없던 전킨 선교사와 세 자녀의 묘비 등을 만난다. 그곳에 서야 예수병원과 ‘전’킨을 ‘기’념하며 기전이라고 명명된 기전대학, 신흥중고교와 전주서문교회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교회 학교 병원의 삼각 선교의 본질을 그곳에서 묵상하게 된다.

전주=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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