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 딸 엘베서 성추행한 중학생, 촉법소년”… 아빠의 분노

최다희 2024. 7. 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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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집 앞 나가는 것도 두려워해…가해자는 촉법소년이라 엄벌도 안돼”
학폭위 회부됐지만 “중학교 의무교육이라 관내 전학이 최대 처분일듯”

세종시에서 남자 중학생이 여자 초등학생을 여러 차례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교육청이 대응에 나섰다. 이 사건은 피해 아동 A양의 아버지가 온라인커뮤니티에 “초등학교 4학년 딸이 중학생 B군에게 엘리베이터에서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며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특히 가해자가 촉법소년이라 처벌에 한계가 있다는 토로에 많은 이들이 공분하고 있다.

12일 세종시교육청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긴급동행영장을 발부받아 B군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 감호하고.

A양의 부모는 중학생 B군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B군은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으로 형사입건·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형법 제9조에 따라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신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수사가 끝나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양의 아버지가 지난 11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글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10월 아파트 놀이터에서 인근에 사는 B군을 처음 마주쳤다. 이후 6개월여간 몇 차례 놀이터에서 놀면서 둘 사이에 친분이 생겼다. B군은 A양을 학원, 집 앞까지 바래다줬다.

A양의 아버지는 “딸의 동선을 파악한 B군이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범행을 시작했다”고 적었다. 그는 “B군은 아파트 공동현관문 앞에서 하원하는 딸을 기다리다 딸이 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 집까지 같이 올라왔다. 올라오는 동안 가슴, 몸, 중요 부위 등 딸의 신체에 손을 넣어 만지기 시작했다”면서 “딸 아이가 거부하고 반항해도 엘리베이터 구석에 밀어 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B군의 범행은 지난 6월 다른 입주민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들리는 A양의 비명을 듣고 A양 부모에게 알리면서 드러났다. 당시 지하 1층에 있던 입주민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A양의 목소리를 들었고, 문이 열린 뒤 울고 있는 A양과 밖으로 도망치는 B군을 발견했다.

A양이 해바라기센터에서 진술한 내용. 보배드림 캡처


A양은 “왜 엄마냐 아빠에게 털어놓지 않았냐” 물음에 “B군에게 맞거나 죽임을 당할 것 같았다. 내가 잘못한 것 같아 엄마·아빠에게 말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 아버지가 공개한 경찰 진술서에 따르면 A양은 ‘성추행을 당한 날 집에 오면 옷장 안으로 들어가 무서웠던 피해를 잊으려 했다’고 말했다.

A양 아버지는 “딸이 입은 피해도 모르고, 한번은 장롱에 들어가 있는 딸에게 ‘밥 먹어라’ 잔소리를 한 적도 있다. 딸 아이의 고통도 모르고 혼냈는데 진술서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마음 아파했다.

그는 특히 가해자가 촉법소년이라는 점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촉법소년이라 처벌도 요원한데 집 앞으로 나가는 것도 벌벌 떠는 딸을 보면 눈물만 나온다”면서 “변호사와 상담했지만 B군이 촉법소년이어서 더 이상 엄한 벌을 요구할 수 없을 거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B군 측이) 이사하기를 원했지만 이마저도 할 수 없다 하니 졸지에 우리가 이사를 가야 할 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청은 지난 10일 해당 사건을 접수하고 B군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요청한 상태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학폭위 최대 처분은 퇴학이지만,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 B군에 대해 내릴 수 있는 최대 처분은 세종시 관내 강제 전학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가해자가 소년 연령을 넘어설 땐 판결 시점에 소년법 적용을 받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

법무법인 린의 허윤 변호사는 “소년 여부에 대한 판단을 ‘사실심 판결 선고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2000도2704 등)이 있다”며 “범행 당시엔 촉법소년이었으나, 사실심 판결 당시에 촉법소년이 아니라면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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