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도 나섰다 "감독 선임 올바른 절차 못 밟아, 참담하다"···정몽규 회장 사퇴론에 힘 실어
이형석 2024. 7. 12. 20:48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거센 사퇴 요구에 힘을 실었다.
박지성 디렉터는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문화행사 'MMCA 플레이: 주니어 풋살'에 참석해 정몽규 회장의 사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국 회장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디렉터는 "회장이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지 말아야 한다 등 의견이 많은데,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며 "장기적으로는 협회에 대한 신뢰를 다시 확립해야 한다.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정 회장의 사퇴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국 축구는 최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일었다.
축구인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공개 발언을 하게 됐다는 박 디렉터는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슬프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올바른 선임 절차를 밟는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며 "지금은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체제 변화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니다. 결국 모든 걸 다시 새롭게 하나부터 쌓아 나가야하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비관했다.
박 디렉터는 "무엇 하나 확실히 답이 없다는 상황에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상당히 많이 변했고, 변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에 대한 답을 이렇게 받았다는 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표님 후배였던 박주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내부 회의 과정을 폭로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박 디레터는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무력감이 상당히 컸을 것"이라며 "결국 행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올바른 시스템이 없다면 좋은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아쉬워했다.
박지성 디렉터는 '홍명보호'의 앞날을 울렸다. 박 디렉터는 "감독 선임 이후 이런 상황이 지속된 적이 있었나 싶은 상황이다. 솔직히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며 "지난 5개월 동안 국내파 감독 선임론이 나올 때마다 상당히 여론과 평가가 좋지 않았다. 선수들은 국내파 감독을 선임하지 않을 거라고 기대했을 텐데,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디렉터는 "한국 축구 역사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로 구성된 이 시기에, (선수단을) 뒷받침할 수 없는 상황이 축구인뿐만 아니라 팬들 역시 가장 아쉽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선배로서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실력을 뽐낼 환경을 만들었어야 했다"고 반성했다.
박지성 디렉터는 현재 프로축구 전북 현대에서 선수단 구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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