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영정 앞 노병의 한탄 "군부정권보다 심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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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채해병이 죽은 이유를 밝혀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해 채해병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해병대 672기 이길재씨가 약 1년 전 숨진 채상병의 영정과 그 옆에 놓인 국화를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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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림, 권우성 기자]
▲ 해병대 채상병 순직 1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1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관저 부근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부근에서 정의자유해병연대 주최로 열렸다. |
ⓒ 권우성 |
"1년 전 채해병이 죽은 이유를 밝혀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해 채해병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해병대 672기 이길재씨가 약 1년 전 숨진 채상병의 영정과 그 옆에 놓인 국화를 보며 말했다. 그에게 '채상병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아직 약속을 지키지 못해 할 말은 없지만 죽음의 원인을 끝까지 밝히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씨를 비롯한 정의자유해병연대는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건 1주기를 일주일 앞둔 12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추모 주간 선포식'을 진행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이들과 종교단체,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았고 채상병의 영정 옆엔 '대한민국 예비역 해병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 등의 문구가 새겨진 근조화환이 놓였다.
▲ 해병대 채상병 순직 1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1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관저 부근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부근에서 정의자유해병연대 주최로 열렸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 권우성 |
▲ 해병대 채상병 순직 1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1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관저 부근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부근에서 정의자유해병연대 주최로 열렸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시 분향소에서 참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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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가수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를 배경으로 채상병을 추모하며 묵념을 이어갔다. 길을 지나던 시민 일부도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고개를 숙였다.
사람과 죽음이 만나 /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 김광석 <부치지 않은 편지> 중
권태영 정의자유해병연대 조직위원장(해병대 408기)은 "채해병이 죽은 지 1년이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채해병이 어쩌다 죽었는지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면서 "작전 수행 중 해병대원이 죽었는데 그 죽음에 군부정권보다도 더 심한 권력의 외압이 가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없이 부끄럽다"라며 "채해병 순직 1주기를 맞이해 추모의 장을 마련하고 시민들과 함께 시민권력을 바로 세우겠다"라고 덧붙였다.
▲ 해병대 채상병 순직 1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1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관저 부근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부근에서 정의자유해병연대 주최로 열렸다. |
ⓒ 권우성 |
채상병의 영정 앞에서 여러 차례 큰 절을 한 동국대 해직 교법사 진우스님은 "그동안 수많은 장례식과 추모식을 다녔지만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순간은 제가 산 인생의 절반도 살지 못한 젊은이들을 마주할 때"라며 "고인의 부모님에게는 해병대원 한 명의 죽음이 아니라 온 우주가 소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정권은 '채해병의 죽음을 떳떳하게 밝히겠다'던 박정훈 대령을 항명수괴로 몰아 처단하려 했다"며 "채해병을 온전히 추모하고 박 대령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특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두 마음 모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송구함이 크다. 이곳에 와서 채상병을 보고 추모를 전하면 죽음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마음이 강해질 것 같아서 참석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도 특검법 재의결, 상설특검법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추모 기간은 채상병 순직 1주기 당일인 19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또다른 해병대 단체인 해병대예비역연대도 오는 17~19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추모 분향소를 운영하고 추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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