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전쟁 승리할까…삼성 '갤럭시 링' 사용기
[한국경제TV 이서후 기자]
"생각보다 가볍고 예쁘다"
10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이날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첫 반지 웨어러블 디바이스 '갤럭시 링'을 직접 착용해봤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실물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일반인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게는 가장 작은 사이즈의 호수가 2.3g, 가장 큰 사이즈 호수 역시 3.0g에 불과했다. 디자인의 경우 링의 겉면에서 중간 부분이 오목한 방향으로 슬림하게 들어가면서 착용감이 보다 가벼운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실제 이날 언팩 이후 마련된 체험존을 찾은 일부 방문객들은 갤럭시 링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낀 것 같지 않다", "스마트링이 아닌 패션 반지같다"고 답했다.
갤럭시 링은 다른 폼팩터와 달리 우리 신체에 최대한 밀착해서 사용해야하기에 먼저 각자에게 맞는 사이즈를 측정해야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이즈는 5호부터 13호까지 총 9가지 호수로 이뤄져있고, 실제 갤럭시 링 제품 옆에는 검정색의 사이즈 측정용 모델들이 마련되어 있어 직접 껴본 뒤 사이즈를 결정하는 식이었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경우에는 먼저 사이즈 키트를 따로 배송해주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은 본인의 사이즈를 찾아 선택한 뒤 본품을 받아보게 된다.
직접 측정해본 결과 기자는 두번째로 작은 사이즈인 6호가 검지에 알맞게 들어맞았다. 체험존의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여성은 검지 기준으로 5호에서 8호, 남성은 10호에서 13호가 가장 보편적인 사이즈라고 설명했다.
어느 손가락에 껴도 작동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검지에 끼는 것이 디바이스 안쪽 탑재된 센서와의 밀착도가 가장 높았다.
색상은 앞서 티저 등으로 공개된 바와 같이 '티타늄 블랙', '티타늄 실버', '티타늄 골드' 등 3가지로 구성된다. 블랙과 실버는 무광, 골드는 유광으로 디자인됐는데, 현장 반응은 블랙과 실버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티타늄 소재로 마감 처리돼 내구성은 비교적 튼튼해보였고, 단단해 스크레치에 꽤 강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100m 수심까지 방수가 가능하니 손을 씻을 때 일일이 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편리하게 와닿았다.
특히 평소 수면 건강이 좋지 않아 잠잘 때까지 24시간 쉬지않는 건강관리를 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겐 워치보다 더 매력적인 웨어러블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반지 안쪽에 탑재된 광혈류, 가속도, 온도 등 3개의 센서가 ▲실제 수면 시간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수면중 움직임 ▲심박수 ▲수면 중 호흡수 등 새롭게 추가된 5가지 지표를 측정한다.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가 아침마다 사용자의 건강 상태나 수면 습관을 분석해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갤럭시 워치와 동일하게 수면 외에도 다양한 건강관리 기능을 지원한다. 심박수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알림을 주는 '심박수 모니터링', 걷거나 달릴 때 자동으로 운동을 감지해 칼로리·심박수 구간 등을 측정하는 '운동 트래킹' 등이다.
그밖에 다른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마찬가지로 걷거나 달리면 자동으로 진행 상황을 측정하는 '자동 운동 감지 기능'과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활동 안 한 시간 알람' 기능도 제공된다. 갤럭시 링을 통해 측정된 모든 건강 정보와 솔루션은 자체 앱인 '삼성 헬스' 앱에서 모두 확인 가능하다.
충전 케이스는 사각형의 투명한 반지 케이스와 같이 디자인됐다. 케이스를 열면 갤럭시링을 꽂을 수 있는 충전 접합부가 돌출되어 있고, 주변부의 하얀 빛의 LED 라이팅이 연결 상태와 충전도를 알려줬다.
배터리 성능은 18mAh (5호) - 23.5mAh (13호)로, 1회 완전히 다 충전하면 최대 7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충전 성능은 30분에 40% 충전인데 체험관에서 약 1시간 가량 갤럭시링을 충전했을 때 100% 가까이 '완충'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언팩에서 깜짝 공개된 '더블 핀치' 기능도 꽤 유용했다. 링을 착용한 검지와 엄지를 두번 빠르게 맞닿는 동작으로 Z6시리즈와 연동되었고, 이를 활용해 원거리에서도 셀프 카메라를 촬영할 수 있었다.
더블 핀치로 알람까지 끌 수 있어 몸이 무거워지는 아침마다 자주 사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49만 9,4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 책정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경쟁사인 핀란드 업체 오우라의 차세대 모델 '오우라링3' 헤리티지 모델이 약 299달러(41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적인 경쟁력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경쟁사와 달리 삼성은 자체적인 앱 '삼성 헬스'를 통해 별도 유료 구독 서비스 없이 헬스 기능을 제공하고, 향후 업데이트도 지속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갤럭시 링은 오는 24일부터 전세계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사전판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삼성닷컴과 전국 삼성스토어 77개 매장에서 진행된다.
이서후 기자 after@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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