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우리 팀 마무리야"...'⅓이닝 2실점 후 교체' 문승원은 사령탑과 어떤 이야기 나눴나 [광주 현장]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팀과 선수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는 승리였다. SSG 랜더스 마무리투수 문승원의 이야기다.
이숭용 SSG 감독은 1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면담 같은 건 좋아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편안한 토크를 좋아한다"며 "경기 전 (문)승원이가 내게 인사한 뒤 다가왔는데, 전날(11일) 같은 경우 감독으로선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문승원은 11일 문학 롯데전에 구원 등판, 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실점으로 부진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팀이 5-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와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았고, 빅터 레이예스의 볼넷과 나승엽의 볼넷으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무사 1·2루에서 윤동희를 인필드 플라이로 돌려세우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1사 1·2루에서 노진혁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5-4로 쫓긴 SSG는 결국 불펜에서 몸을 풀던 조병현을 호출했다. 문승원의 뒤를 이은 조병현은 박승욱의 삼진, 이정훈의 중견수 뜬공으로 1점 차 리드를 지키면서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 감독은 "(위기에서) 신인급 선수를 올린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만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며 "어제 경기 이후에는 승원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오늘 대화를 하니까 본인이 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팀의 마무리인데, 본인이 계속 안 좋은 모습을 보이다 보니까 팀 자체가 약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서 승원이에게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문승원은 정규시즌 개막 이후 5월까지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다가 6월 9경기 6이닝 2세이브 평균자책점 13.50으로 다소 흔들렸다. 3경기 2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상대전적도 무시할 수 없다. 문승원은 올 시즌 롯데전 5경기에 등판해 4이닝 2승 세이브 평균자책점 9.00을 마크 중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잔상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 또한 이겨내야 한다. 우리 팀이 예전처럼 좋은 전력을 보유한 팀은 냉정하게 아니라고 판단하고, 어떻게 계획을 구상해서 나아가야 할지 그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과 베테랑들에게 그걸 더 각인시키면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숭용 감독은 "승원이에게 전반기 때 보여준 퍼포먼스를 생각하라고 했다.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계속 잘할 수 없고, 네 자신을 믿으라고 했다. 모든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승원이를 마무리로 낙점하고 그건 변함이 없으니 당분간 본인만 생각하라고 전달했다"며 "지금은 본인만 생각해서 모든 걸 후회 없이만 던졌으면 좋겠다. 준비 과정이나 마운드에서의 모습을 봤을 때 모든 팀원이 승원이가 잘 던질 거라고 응원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사령탑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세이브 상황이 온다면 문승원을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감독은 "고참이 되다 보면 책임감이 커지고, 승패와 직결된다면 더 힘들다. 누구나 겪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얼마나 빨리 털어내고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승원이에게 '(세이브) 상황이 되면 또 널 기용할 것이고, 후회 없이 던져라. 넌 우리 팀 마무리'라고 얘기했다"고 문승원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한편 황동하를 상대하는 SSG는 최지훈(중견수)-추신수(지명타자)-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박성한(유격수)-고명준(1루수)-한유섬(우익수)-김민식(포수)-정준재(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오원석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한유섬의 타순 조정, 신인 내야수 박지환의 선발 제외다. 이숭용 감독은 "(한)유섬이는 좀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서 타순을 내렸다. 주중에 잘 맞은 타구가 계속 잡히더라. 그걸 빨리 털어내야 하는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편안하게 했으면 하는 의미로 타순을 내렸다"며 "(박)성한이가 콘택트도 좋고 광주에서 강한 면이 있지 않나. 타점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5번에 배치했고, (박)지환이는 밸런스가 좀 깨져서 선발 제외했다. (정)준재가 전날 잘 쳤기 때문에 또 선발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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