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TK 키워드, '경험' '경제' '박근혜' '배신자'
윤 "보수 팔다리는 수도권…대구를 제2의 판교로"
한 "따뜻하게 맞아준 박 전 대통령에 감동…TK 시민 존경"
원 "적과 화해 주선하는 자가 배신자…대통령과 신뢰 필요"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12일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서 당권주자 후보들은 대구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경험' '경제' '박근혜' '배신자'를 키워드로 대구 민심 공략에 나섰다. 대구 엑스코(EXCO)에서 집결한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연설이 시작되기 전부터 모여 세 과시에 나섰다. 이들은 각 후보가 연설할 때도 중간마다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힘을 보탰다.
나경원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이하로 월급 주게 하겠다"
가장 먼저 연설을 시작한 나경원 당 대표 후보는 경험과 경제를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인구는 줄어들고 청년은 떠나고 있다. 농촌, 공장, 시장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며 "신공항 숙원 사업을 빠르게 해결하고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이하로 월급을 줄 수 있도록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생산 현장, 농촌 현장의 최저임금에 따른 임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당정관계에 대해선 "자기 살자고 당무 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금기어를 함부로 쓰는 분이 있다"며 "그런 후보가 되며 당정파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에 맹종하는 후보도 절대 안 된다. 저 나경원은 쓴소리 제대로 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한 건 바로 고치겠다. 탄핵 광폭 막아내고 윤 정부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 후보는 "우리 당이 쪼그라든 건 계파 싸움 때문이다. 줄 세우고 줄 서는 거 막으려면 공천 혁명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중도 민심을 얻고 당을 바꾸는 건 이겨본 사람, 얻어 본 사람 그리고 아는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보수 팔다리는 수도권…대구를 제2의 판교로"
윤상현 당 대표 후보는 수도권에서 승리한 경험과 TK 경제를 살릴 방안을 강조했다. 후보 부모님의 TK와의 인연도 강조하며 "윤상현 몸에는 영남의 뜨거운 피가 살아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영남은 보수의 심장이다. 그러나 보수의 팔다리는 수도권"이며 "수도권 싸움에 능한 장수 윤상현이 국민의힘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고자 출사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쪽에서 정치하라고 권하기도 했지만, 정치적 홀로서기를 위해 수도권을 고집했다"며 "그래서 인천에서 5선 국회의원이 됐다"고 했다.
윤 후보는 TK 경제에 대해선 "아시다시피 TK 경제가 어렵다"며 "의성의 아들 윤상현이 살리겠다. TK 신공항, TK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구를 인공지능(AI) 혁신 기반에 입각한 제2의 판교로 만들겠다"며 "첨단 기업을 유치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은 서울 다음으로 최고의 경제 규모를 갖고 있다"며 "인천에서 20년 큰 역할 했던 윤상현이 TK를 살리는 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따뜻하게 맞아준 박 전 대통령에 감동…TK 시민 존경"
한동훈 당 대표 후보는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로 TK 민심에 호소했다. 한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화학공업에 관한 위대한 결단을 존경한다.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만들어낸 위대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며 "TK의 기라성같은 정치인들의 뚝심을 존중한다. 위대한 TK 시민들의 애국심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총선 때) 전국을 돌면서 손이 까지고 목소리가 안 나왔다. 그때 오래전에 TV에서 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붕대 감은 손을 많이 생각했다"며 "총선 기간에 박 전 대통령을 찾아뵀다.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은) 저에게 과거 어떻게 손에 붕대를 감았는지 어떻게 손과 목을 관리하고 차 안에서 김밥으로 영양 보충을 해야 하는지를 자상하게 말해주셨다"며 "무엇보다 당시 우리에게 큰 과제였던 의료 파업 해결 문제에 대해 굉장한 식견으로 오랫동안 좋은 제언을 해주셨다. 역신 큰 분이셨다"고 했다.
한 후보는 "몇 달 만에 당 대표로 나서는 것에 대해 저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이 지금이 아니다. 지금은 죽기 딱 좋으니 더 망한 다음에 너를 찾을 때 나오라고 했다"며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이 지나간 뜰 옆에 핀 한송이 꽃이 되기를 기다리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가 자랑하는 정호승 시인의 폭풍이라는 시"이며 "지금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 폭풍이 불어올 때 여러분을 위해 우산이 되고 방패가 되고 창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후보 지지자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원희룡 "적과 화해 주선하는 자가 배신자…대통령과 신뢰 있어야"
마지막 순서였던 원희룡 당 대표 후보는 탄핵과 배신자를 키워드로 삼았다. 원 후보는 "당원 동지 여러분,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나"라며 "누구에겐 인생의 화양연화였는지 몰라도 우리 모두 지옥을 겪었다. 다시는 탄핵은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탄핵 열차는 벌써 출발했다. 그런데 바보같이 아직도 채상병 특검법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며 "채상병 특검이 뭐겠나. 뭐라도 걸어서 대통령 탄핵해보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영화 대부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다"라며 "당원 동지 여러분 이번에 뽑는 당 대표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 당을 잘 알고 경험이 많고 소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와 윤 대통령 간 신뢰가 없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그러면서 "나라가 중대 범죄 혐의자들의 탄핵 위협으로 흔들리고 있다"며 "나라가 흔들릴 때 당이 위태로울 때 대통령이 어려울 때 TK 여러분이 다시 한번 당을 지키고 나라를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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