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딸 성추행한 가해자, 촉법소년이랍니다" 아빠의 절규
초등학생 딸이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남자 중학생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는 부모의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폭행당한 딸아이의 아빠입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피해 아동 부친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10월 아파트 놀이터에서 인근에 사는 B군을 처음 마주친 뒤, 6개월여간 몇 차례 놀이터에서 놀면서 친분이 생기게 됐다.
B군은 A양을 학원이나 집 앞까지 바래다주기도 했는데, 이것은 B군이 A양의 주요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범행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A양 부친은 "B군이 아파트 공동현관문 앞에 기다리다 딸이 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까지 같이 올라왔다. 올라오는 동안 딸의 신체를 만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은 점점 더 강도가 높아졌고, 딸이 반항하고, 거부해도 구석에 밀어 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부연했다.
갇힌 공간에서 속수무책이었던 A양은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집으로 뛰어 도망갔고, B군은 유유히 1층으로 내려갔다고 전해졌다.
여러 차례 반복됐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B군의 범행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다른 입주민이 안에서 들리는 A양의 비명을 들으며 비로소 밝혀지게 됐다.
A양 부친은 "'왜 엄마나 아빠한테 말 안 했냐?'고 하니 본인이 잘못한 거 같아 혼날까 봐 무서워서 말을 못 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도 "(엄마, 아빠에게 말하면) B군에게 맞거나 죽임을 당할 것 같았다. 내가 잘못한 것 같아 엄마·아빠에게 말하지 못했다"며 "범행을 당한 날이면 장롱에 들어가 피해를 잊으려고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양 부친은 "딸이 입은 피해도 모르고, 한번은 장롱에 들어가 있는 딸에게 '밥 먹어라' 잔소리를 한 적도 있다"며 "촉법 소년이라 처벌도 요원한데 집 앞으로 나가는 것도 벌벌 떠는 딸을 보면 눈물만 나온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생계 문제로 이사를 할 수도 없는데, 처벌도 요원하다니 막막하기만 하다"며 "더는 마주치기 싫다. B군 가족이 제발 사라져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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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처벌 대상 아냐…소년분류심사원 위탁감호 중
A양의 부모는 B군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으로 형사입건·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긴급동행영장을 발부받아 B군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감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수사가 끝나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10일 해당 사건을 접수 후 B군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요청한 상태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학폭위 최대 처분은 퇴학이지만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인 탓에 B군에 대해 내릴 수 있는 최대 처분은 강제 전학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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