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문자 보냈지? 회사 잘리기 싫으면 500만원 내놔”

국민일보 자료 사진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남성에게 음란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회사에 알리겠다”며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고 한 20대 여성이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제3단독(박성민 부장 판사)은 공갈 미수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이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강원 춘천시 자신의 집에서 채팅 앱으로 만난 B씨가 음란 메시지를 보내자 “경찰서에 바로 고소장을 내고 너희 회사에도 전달할 생각이다” “범죄 저지르면 잘린다며” “너희 팀에도 전달하겠다”고 협박해 합의를 유도했다.

B씨가 얼마를 생각하냐고 묻자 A씨는 “인터넷에 그쪽 회사랑 이름만 검색해도 어디 소속인지 다 나온다. 인터뷰 기사도 있더라”면서 “변호사, 경찰과 상담한 결과 무조건 송치돼 벌금 이상의 형이 나올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의가 결렬돼 고소까지 이뤄지면 해외 출장도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합의금은) 평균적으로 300만~1000만원인데 500만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500만원으로 정한 금액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B씨가 원하는 금액을 내놔 합의가 될 경우 이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고 민형사상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연락처도 삭제하겠다고 했다. B씨는 합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경위를 보면 A씨의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A씨는 초범이고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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