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 대통령 ‘차별화·당적 포기’ 질문받는 與 전대 현실
당권 주자들 “못나도 같이 가야”
尹, 3년 차 1분기 지지율 역대 최저…노태우보다도 낮아
지난 9일 TV조선이 주관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 정치 현안 OX 코너에서 진행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직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적인 집권 여당 전당대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질문이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관련 질문은 두 번째 TV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1일 열린 MBN 주관 TV 토론회에서 진행자는 정치 현안과 관련한 OX 코너 질문으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당적 포기가 필요한가’를 물었다.
이같은 질문들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다. 기대에 못 미치지만 함께 가야 한다는 취지다. 나경원 후보는 ‘대통령 당적 포기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통령만 떼어놓고 우리는 깨끗하다, 우리는 잘했다고 하면 결코 표를 얻을 수 없다”고 답했다. 윤상현 후보는 ‘대통령과 차별화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통령이) 국민적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면서 “약속 대련은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당권 주자들이 윤석열 정부가 실책하고 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이를 두고 대통령 집권 말기의 여당 전당대회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관련이 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취임 3년 차 1분기(2024년 4~6월) 평균 직무 긍정률은 24%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3년 차 1분기 직무 긍정률인 28%보다도 낮다.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해당 기간 직무 긍정률은 45%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같은 기간 34%를 기록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44%, 노무현 전 대통령 33% 등 대부분 30% 중반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채상병 사건 외압 논란 등 악재에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대통령 조기 레임덕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문자 읽씹’ 논란으로 지난 총선 기간 여권의 ‘리스크’로 여겨졌던 김건희 여사가 이번 전당대회 전면에 등장한 점도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이 재현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의힘 당권 경쟁은 ‘정계 은퇴’까지 거론하며 사생결단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도 갈 데까지 가보자는 후보들의 태도에 ‘심리적 분당 사태’라는 말이 나오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 후보 모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오는 23일 결정될 차기 당대표가 분란을 딛고 집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윤 대통령 지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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