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와 계약 해지한 울산, 명가 자존심 회복할까

이준목 2024. 7. 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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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란에 빠진 2024 K리그1 울산 HD가 결국 홍명보 감독과 빠른 결별을 선택하고 팀 재정비에 나섰다.

울산 구단은 지난 11일 "홍명보 감독과 상호 계약을 해지하고 이경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몇 달간 축구협회의 졸속 행정과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으로 K리그에서 가장 억울한 피해를 당해야 했던 울산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딛고 다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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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수석코치, 감독 대행으로... 13일 린가드 만난다

[이준목 기자]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를 마치고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혼란에 빠진 2024 K리그1 울산 HD가 결국 홍명보 감독과 빠른 결별을 선택하고 팀 재정비에 나섰다.

울산 구단은 지난 11일 "홍명보 감독과 상호 계약을 해지하고 이경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7일 홍 감독을 남자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축구계에서는 리그 일정이나 후임 감독 인선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고려할 때 홍 감독이 최소한 주말인 13일 열리는 FC 서울과 홈경기까지는 울산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울산 구단은 광주전이 끝나고 불과 하루만인 지난 11일 전격적으로 홍 감독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패배로 끝난 광주전에서의 부진한 경기력과 더불어, 홈팬들의 험악한 여론 등이 '빠른 이별'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은 현재 11승 6무 5패로 승점 39점에 그치며 3위까지 내려앉았다. 선두 포항(41점)과는 2점차다.

더구나 다음 상대인 FC 서울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외국인 공격수 제시 린가드가 최근 물오른 활약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린가드는 지난 19라운드 강원FC전에서 페널티킥으로 K리그 첫 골을 넣은 데 이어 10일 대전하나시티즌전(2-1 승)에서 헤더로 자신의 K리그 첫 필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리며 특유의 피리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초반에 고전하던 서울은 김기동 감독의 짜임새 있는 축구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며 8승 6무 8패, 승점 30점으로 6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근 5경기에서는 4승 1패, 홈 3연승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서울은 최근 7년 동안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전북 현대를 원정 경기에서 잡는가 하면, 대전을 상대로도 9년 만에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울산 역시 서울에 20승 14무 5패,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6승 4무)를 기록하며 상대 전적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오고 있었지만, 현재의 분위기로서는 서울에 반드시 이긴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경수 대행, 감독 능력 증명할 기회

울산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지원군'인 정우영과 야고의 합류다.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은 울산 출신으로 해외에서 커리어를 보내다가 고향팀 울산을 통하여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야고는 올시즌 K리그 강원에서 임대선수 신분으로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하여 울산으로 옮기게 된 검증된 외국인 선수다.

한편으로 새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작업도 시급하다. 울산은 이경수 대행이 당분간 팀을 이끌면서 최대한 빨리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즌이 벌써 후반기에 접어든데다 울산의 화려한 국가대표급 스타선수들을 장악할 만한 감독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코치로서 울산의 2연패에 크게 기여하며 지도력에 호평을 받았던 이경수 대행으로서는 어쩌면 1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증명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감독이 누가 바뀌든 축구는 계속돼야 한다. 울산 서포터즈 역시 어수선했던 광주전과는 달리, 서울전에서는 다시 선수단을 향한 응원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몇 달간 축구협회의 졸속 행정과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으로 K리그에서 가장 억울한 피해를 당해야 했던 울산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딛고 다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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