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죽음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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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죽을 것을 알면서죽어서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을 줄을 알면서그러면서 나는 사랑도 해보았네.
죽음이 거꾸로 서서 내 앞으로 걸어오는 모습이눈앞에 선한 이즈음에도나는 사흘 내리 먹고 자기만 하면서시원한 고함 한 번 지르지 못하고.
그래요죽음이 오네요질긴 그물을 손에 쥐고완강한 걸음으로 신작로를 걸어오네요.
그리하여 아무도 모르는 채또 한 사람이 사라져갈저 익숙한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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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죽을 것을 알면서
죽어서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을 줄을 알면서
그러면서 나는 사랑도 해보았네.
죽음이 거꾸로 서서 내 앞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눈앞에 선한 이즈음에도
나는 사흘 내리 먹고 자기만 하면서
시원한 고함 한 번 지르지 못하고.
그래요
죽음이 오네요
질긴 그물을 손에 쥐고
완강한 걸음으로 신작로를 걸어오네요.
그리하여 아무도 모르는 채
또 한 사람이 사라져갈
저 익숙한
정경.
-남정국 시집 ‘불을 느낀다’에서
남정국은 1978년 11월 북한강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스무 살이 채 안 됐을 때였다. 그가 남긴 시 27편 중 18편이 그가 하늘의 별이 되던 해에 쓰였다. 시집에는 초고와 메모, 일기들이 실려 있다. 문학평론가 유성호는 "아무도 모른 채 사라져갔지만, 우물 속 불꽃처럼 남아 쉼 없이 반짝였을 그의 오래된 그리움을 읽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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