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권 경영승계절차 기준 조기 확정해야"

하반기 정기검사부터 지배구조 노력 점검
"모범관행 이행안 구체성 떨어져 보완해야"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은행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경영승계절차나 이사회 구성·평가 등에 관한 기준을 조기에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은 12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은행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 참석해 "대부분의 은행이 전반적으로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이행계획을 수립·이행하고 있지만, 일부 항목의 경우 이행 시기가 너무 늦거나 구체성이 떨어져 보완해 나가야 할 사항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실시 중인 '은행지주·은행 이사회와의 소통 정례화' 방환의 일환이다. 이날은 이 부원장을 비롯해 김형순 은행검사1국장, 18개 국내은행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부원장은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 선도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유지를 위한 선제적 위험관리 ▲금융사고·불완전판매 재발방지 위한 내부통제 및 건강한 리스크 문화 조성 등 현재 은행업권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 의견과 당부를 전했다.

우선 그는 "국내 은행산업은 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양호한 건전성과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기반으로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중개기능은 물론, 상생금융 실천 등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은행권에서 대규모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가 지속되며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함은 물론, 국민들의 신뢰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여건 속에도 은행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높여 성장해 나가기위해서는 최고경영진과 임직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배구조의 최정점에서 경영전략을 설정하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정책을 수립하는 이사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금감원은 하반기 정기검사부터 경영실태평가 등을 통해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점검하는 등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유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원장은 "국내은행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본적정성 및 수익성 측면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면서도 "내수 부진 등으로 개인사업자·중소기업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응해 은행의 위험관리 기능이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경제·금융시장에서의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회복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실한 자본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사회에서는 어느때보다 내부통제 및 건강한 리스크 문화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방부했다.

이어 "최근의 금융사고는 개인 금전 취득 등 사적유용 목적이 강해졌으며, 디지털화된 영업점 대출 프로세스에서 다수 발생하고 있는 등 양태가 변화하고 있다"며 "금감원은 은행권의 거액 횡령사고 발생 이후 유사사례 방지를 위해 사고사례를 긴급전파하는 한편, 영업점 여신사고 예방 등을 위한 여신업무 프로세스 보완 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주요 해외 감독당국도 리스크 문화 왜곡으로 인한 금융사고, 대규모 소비자 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에서의 건강한 리스크 문화 조성을 유도하기 위한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건강한 리스크 문화를 만드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으므로, 감독당국과 이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이사회 의장들은 바람직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일련의 불완전판매 및 금융사고 등으로 하락한 은행권 신뢰회복 등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 및 리스크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감독당국의 인식에 공감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원장은 "금감원도 사외이사가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도록 감독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