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민 걱정거리 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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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난 10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은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향해 노골적인 야유를 퍼부었다.
나경원 당시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돌린 '초선의원 연판장' 등 논란이 많았던 지난해 3월 전당대회 기간 2월 3주 차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45.0%(리얼미터 여론조사·2023년 2월13~17일·무선 97% 유선 3% 자동응답 전화조사)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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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난 10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은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향해 노골적인 야유를 퍼부었다. 험악해진 현장 분위기에 진행자는 난처한 목소리로 "후보자에 대한 박수와 함성만 부탁드린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이렇게까지 과열된 상황엔 그간 난타전을 벌여 온 후보들의 책임이 크다.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논란이 주요 정쟁의 소재가 되면서 전당대회를 장악했다. 원희룡 후보는 한동훈 후보에게 ‘총선 고의 패배’ 의혹을 제기하고 ‘공사 구분 못 하는 거짓말쟁이’라고 모욕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노상 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 정치’라며 원색적인 비판으로 받아쳤다.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대통령 선거 토론회를 연상시킨다. 토론회에서 공방이 된 ‘RE100’ 논쟁은 후보들 간 감정싸움으로 불거지면서 당시 선거를 정책 대결이 아닌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켰다.
진흙탕 싸움으로 관심을 끌어 흥행으로 이어졌다면 나름의 효과가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컨벤션 효과가 아예 없다. 재미도 없다는 것이다. 나경원 당시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돌린 '초선의원 연판장' 등 논란이 많았던 지난해 3월 전당대회 기간 2월 3주 차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45.0%(리얼미터 여론조사·2023년 2월13~17일·무선 97% 유선 3% 자동응답 전화조사)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런데 7월 1주 차 국민의힘은 36.0%로 더불어민주당(38.2%)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로 7월4~5일 무선 97%·유선 3% 중 무작위 추출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 조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이 벌이는 정쟁은 당원들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희망적인 대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논쟁을 들여다볼수록 이번 전당대회에 왜 출마했을까 의문이 든다. 후보들은 어떤 생각으로 상대를 비판만 하는 데에만 전력을 다하고 있을까. 미래 권력에 대한 정치적 욕망으로 여기까지 왔다면, 집권 여당답게 정책적 논쟁으로 당원과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데 지금 전당대회는 서로 비방만 난무한다. 무의미한 논쟁 속 정작 정책 논의엔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은 최형두 의원은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4명의 후보가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밤새워서 야당의 공세에 맞서고 있는 원내에도 힘을 보태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읍소했다.
108석이라는 역대 최대 참패를 한 집권 여당이 살 수 있는 길은 여론의 지지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모든 이슈마다 윤석열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고 탄핵 민심을 만들어내기 위해 원내를 총동원하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조기 대선을 바라고 있어서다. 이에 맞서 여당은 입법이든 예산이든 국정과제든 국민의 지지를 받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여당이 왜 필요한지,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이 왜 좋은 일인지 설득하고 지지를 만드는 일에 열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수 여당이 이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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