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니 원피스' 만든 민주킴 배우러 왔죠"…무신사 장학생 멘토링

이민지 2024. 7. 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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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장학생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 진행
'넥스트인 패션' 우승자 김민주 디자이너
브랜드 운영 궁금한 학생들 질문 이어가
"K-패션 경쟁력 강화 기여, 장학 사업 지속"

"'민주킴'이 수익이 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생소한 소재를 사용한 옷이 많은데, 동대문에서 산건가요?"

지난 11일 무신사 성수 N1 2층 라운지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 현장.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든 뒤 질문을 쏟아냈다. 이어 또 다른 학생이 수줍게 손을 들고 잇따라 질문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휴대폰과 노트북으로 멘토로 참석한 김민주 디자이너의 답변을 빼곡히 받아적었다.

김민주 디자이너가 '민주킴'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무신사]

무신사는 이날 '무신사 패션 장학생'으로 선발된 패션학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MNFS'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브랜드 론칭을 꿈꾸는 패션 전공생들로, 무신사는 장학금(500만원)과 실무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패션업계에서 주목받는 브랜드 디자이너를 초청해 이들의 성공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다.

이날 멘토는 브랜드 '민주킴'과 '파쿠아'를 운영 중인 김민주 디자이너다. 김민주 디자이너는 미국 넷플릭스 시리즈 '넥스트인 패션'의 초대 우승자다. 그가 9년째 운영하는 브랜드 민주킴은 19번의 컬렉션을 진행하며 국내보다는 해외 패션 시장에서 먼저 명성을 얻었다. 국내에선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자주입는 원피스 브랜드로 이름을 알려졌다.

김민주 디자이너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아트 뮤지엄인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V&A) 박물관에서 진행하는쇼에 오르기도 했다. 박물관은 해마다 3명의 디자이너를 뽑아 쇼를 진행한다. 알렉산더 맥퀸, 장 폴 고티에, 비비안 웨스트 우드, 겐조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해당 쇼를 거쳤다.

한 학생이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이민지 기자]

김 디자이너는 해당 쇼에서 한국의 설화(버려진 공주 '바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컬렉션을 선보여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디자이너는 "다른 사람들보다 패션 디자인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해외 어워즈(LVMH, H&M)에 나가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때"라며 "나를 각인시키려면 한국적인 부분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브랜드에 동양적인 부분을 넣어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킴의 쇼룸도 한남동, 성수동이 아닌 경복궁이 자리하고 있는 안국역에 있다.

김 디자이너는 현재 일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파쿠아는 민주킴 제품보다 가격대가 낮고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캐쥬얼 웨어들로 구성된 브랜드다. 잠실 롯데몰과 더 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는데, 잇따라 오픈런이 벌어졌다. 그는 "일본 파르코 백화점에 있는 '더 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에 방문했을 당시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보며 디자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해외에서는 아이돌 문화, 자유분방한 (한국 패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선 유행만 좇는 패션을 내기보다는 이러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도록 디자인을 이어나가는(개발하고 선보이는)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디자이너가 '민주킴' 컬렉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무신사]

MNFS는 2022년부터 진행된 무신사의 장학사업으로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디자이너로 브랜드 론칭을 꿈꾸는 학생들을 직접적으로 도와 K-패션 경쟁력이 강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무신사의 포부가 담겨있다. 장학금 외에도 창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제반 시설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장학생들은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점'에서 10개월간 입주해 브랜드를 키워나갈 수 있다. 무신사의 스튜디오를 빌려 '룩북(의류를 소개하는 책자)'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결과물도 나왔는데, 지금까지 장학사업에 참여한 73명의 학생 중 3명(머신, 포저, 로딩룸)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무신사가 운영하는 유통채널에 입점했다.

이날 멘토링 프로그램에는 올해 상반기에 선발된 5기 장학생 17명이 모두 참석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 학생은 새벽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으로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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