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낙선한다면? 더 암울한 시나리오 나왔다
[김상화 기자]
▲ SBS '과몰입 인생사 시즌2' |
ⓒ SBS |
SBS <과몰입 인생사>가 시즌2로 돌아왔다. 파일럿 2편을 포함해 올해 2월까지 총 10편이 방영된 <과몰입 인생사>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1인을 초대해 현대사의 중요한 획을 남긴 국내외 인물의 이야기 2가지 선택을 통해 풀어보는 흥미진진한 교양 예능 토크쇼로 꾸며져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다소 짧은 회차에 종영돼 아쉬움을 남겼던 차에 약속했던 대로 지난 11일 시청자들을 다시 찾아온 <과몰입 인생사 시즌2>(이하 '과몰입 인생사2')가 처음 소개한 인물은 이전과는 달리 '현재 진행형' 유명 인사였다.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면서 현재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로 출마한 정치인이자 유명 사업가, TV 서바이벌 프로그램 MC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닌 점에서 웬만한 예능 못잖은 재미를 안겨줬다. 트럼프의 향후 거취는 단순히 미국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인물 선택이었다.
▲ SBS '과몰입 인생사 시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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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과몰입 인생사2>가 초대한 '스토리텔러'는 지난 시즌1 '마약왕 에스코바르' 편에 출연했던 정치학자 김지윤 박사였다. 복잡한 정치, 외교 문제를 귀에 쏙쏙 들어오는 특유의 화법으로 소개해온 전문가라는 점에서 시즌2를 여는 적절한 출연자였다.
그동안 다뤄왔던 소재는 과거형 인물이었지만 이번에는 여전히 전 세계의 판도를 뒤흔드는 '현재 진행형 딜레마'를 가진 트럼프가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부짓집 둘째 아들로 태어난 '금수저' 출신 트럼프는 학창 시절 이렇다한 친구도 없고 인기도 없는 그저 그런 소년에 불과했다. 하지만 특유의 두뇌 회전, 사업 수완을 앞세워 부동산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인턴 사원을 채용하는 TV 리얼리티 오디션의 MC로도 유명세를 얻게 됐다. 여기에 상상초월한 기행이 덧붙여지면서 트럼프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종차별, 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 등을 서슴없이 자행해온 트럼프는 백인 남성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든든한 지지층을 확보했고 그 결과 미국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오랜 기간 문제를 야기했던 각종 사건·사고는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선거에서패배한 직후엔 악명 높은 미국 의회 폭동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지금 트럼프는 무려 88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 SBS '과몰입 인생사 시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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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지금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재도전의 앞길은 일단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여전히 하늘을 찌르는 지지율 뿐만 아니라 경쟁자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토론 완패 이후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음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 치르는 선거에서 그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가 생애 두번째로 대통령이 된다면, 혹은 낙선한다면 어떻게 될까?
<과몰입 인생사2>는 각계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이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향후 미래를 전망했다.
2개의 시나리오 모두 암울함 그 자체였다. 낙선할 경우엔 '제2의 남북전쟁'에 버금가는 내홍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만약 그가 감옥에 갇힌다면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은 남북전쟁이 터졌을 때와 유사할 수도 있다는 것.
당선되더라도 여전히 각종 문제가 남아 있다. 백악관에 재입성한다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소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판은 당연히 미뤄진다. 심지어 '셀프 사면'도 가능하다고.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강력한 미국"을 부르짓는 트럼프의 예측불허 행동은 자칫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 SBS '과몰입 인생사 시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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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방영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아래 <꼬꼬무>)와 더불어 <과몰입 인생사2>는 SBS의 장기 중 하나인 '연성화'된 시사 교양 토크 프로그램의 강점을 잘 살린 방송으로 손꼽을 만하다. 자칫 무겁고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두고 전문가와 연예인 패널의 대화를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내면서 제목 그대로 주인공 인물의 인생에 '과몰입'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비록 시청률이나 화제성 측면에선 <꼬꼬무> 대비 열세를 드러내긴 했지만 시즌2가 제작됐다는 점은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존 MC 이용진-이찬원-엔믹스 해원과 더불어 새롭게 합류한 홍진경은 시청자들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이끌어가며 복잡하고 민감할 수 있는 '문제적 인물' 트럼프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도와준다.
<꼬꼬무>가 어떤 특정 사건에 집중한다면, <과몰입 인생사2>는 인물의 인생 궤적을 다룬다는 점에서 닮은 듯 다른 차별화된 방식의 탐사를 모색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여러 권의 책을 정독해야 따라갈 수 있었던 누군가의 인생을 1시간 남짓한 방송을 통해 손쉽게 추적해보는 기회를 얻게 된다.
세계 현대사의 정치인 중 제일 독특하면서 위험한 인물인 트럼프를 다룬 <과몰입 인생사2>. 그렇게 시즌2의 첫 페이지를 펼치기 시작했다.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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