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청취하다 과속…횡단보도 일가족 2명 목숨 앗은 공무원

최종권 2024. 7. 12. 10: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 이 사진은 기사에 나온 사고와 관련이 없음. 뉴스1

유튜브 영상을 청취하며 과속으로 차를 몰다 행인 2명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공무원이 법정 구속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 황해철 판사는 12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20대 중반 A씨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6시12분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제한속도 60㎞ 구간인 강원 횡성군 한 교차로를 시속 87.5㎞ 이상 과속으로 달리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86)와 그의 며느리 C씨(59)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C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 사망했다. A씨는 사고 당시 음주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에 제출된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사고 발생 6초 전부터 횡단보도를 천천히 건너고 있는 피해자들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은 채 시속 87.5㎞ 이상 과속 주행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당시 A씨는 게임 관련 유튜브 영상을 재생한 채 차량을 운전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지 않았고, 소리만 청취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황 판사는 “영상을 시청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적어도 피고인이 과속하면서 전방 주시를 게을리한 것에는 유튜브 영상 재생이 하나의 원인이 됐음은 분명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 유족과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고 발생에 있어서 피고인의 과실이 너무 중하다”며 “두 명의 생명을 앗아간 잘못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 일로 직위 해제된 A씨는 징계 절차도 진행 중이다.

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