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62→1피안타' 알을 깨고 나온 KIA의 '쌍둥이 킬러'

2024 KBO리그 프로야구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가 나오자 알드레드가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7.11/

KIA 캠 알드레드(28)가 커리어 사상 최다 이닝을 투구하며 '쌍둥이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알드레드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단 1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1패)째를 기록했다. 

알드레드는 6월 20일 맞대결서 6이닝 2피안타 2실점(0자책)으로 호투한 데 이어 3주 만에 다시 LG를 만나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다. 7회 1사 후 오스틴 딘에게 이날 첫 피안타를 허용했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이로써 알드레드는 LG전 2경기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총 13과 3분의 2이닝 동안 피안타도 3개에 불과하다. 반면 탈삼진은 각각 6개, 9개씩 뽑았다. 그는 "LG와 두 번째 만났는데 직전 등판에서의 좋은 기억을 안고 던졌다"며 "초반부터 야수들이 득점 지원을 해 편하게 던졌다. 이전과는 달리 커터를 5~10개 던졌다"고 했다. 

2024 KBO리그 프로야구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선발 알드레드가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7.11/

알드레드는 팔꿈치를 다친 윌 크로우의 단기 대체 선수로 영입됐다. 계약 총액 32만 5000달러(4억 4700만원)로 대체 외국인 투수로는 상당한 규모다. 명목은 일시 대체지만 팔꿈치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된 크로우를 대체하는 교체 선수나 다름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유권 해석을 거쳤을 정도로 알드레드의 영입에 공을 들였다.

알드레드는 왼손 스리쿼터 유형이다. 이 감독은 "알드레드는 크로스 상태에서 공을 던진다. 또 변화를 많이 줘서 (좌타자가 많은) LG가 좀 더 까다롭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알드레드는 사령탑의 기대처럼 호투했다. 양현종과 로테이션을 바꾼 전략도 주효했다. 

알드레드의 11일 호투가 한 가지 더 의미 있었던 건 투구 이닝이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의 KBO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선수 본인도 미국에서 70~80구 안팎으로 로테이션을 계속 돌았다고 한다"며 "앞으로 100구를 채우면서 로테이션을 계속 돌아주는 게 첫 번째다. 투구 수를 올려가야 불펜 투수들도 좀 쉴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알드레드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지친 기색이었다. 

알드레드는 앞선 5차례 등판에서 6이닝 투구가 최다였다. 또한 76~90구 사이 피안타율은 0.462(평균 0.255)로 치솟았다.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회 1점, 5회 3점을 뺏겨 3-0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5회 교체됐다. 

2024 KBO리그 프로야구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대 2로 승리, 6연승을 거둔 KIA 이범호 감독이 경기 후 선발 알드레드 등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7.11/

알드레드는 11일 LG전에서는 KBO리그 무대 개인 최다 이닝을 기록하면서 단 1안타로 호투했다. 그는 "KBO리그 데뷔 후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알고 있다"면서 "미국에서의 커리어를 포함해 오늘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7회까지 끝내고 싶은 욕심도 있었으나 팀을 위해 코치진의 결정을 따랐다"고 했다. 

알드레드가 LG전 강세뿐만 아니라 경기 중반 이후에도 호투를 이어나간다면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춘 KIA로선 큰 힘을 얻게 된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가 KBO리그 등판 중 가장 빼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최고 구속도 140km 후반을 기록했고, 볼카운트 싸움도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