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짜 클롭' 영입 시도→"아냐, 난 너무 쉬고 싶어" 거절→"연락 유지" 재도전 의사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개최국 중 하나인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이 12일(한국시간) 클롭이 미국축구연맹(USSF)의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첫 접촉은 미국 국가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 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축구계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SSF는 클롭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했지만, 조별리그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우루과이, 파나마, 볼리비아와 C조에 속한 미국은 볼리비아아와 첫 경기를 2-0으로 잡았지만, 파나마와 2차전에서 1-2로 충격 패를 당했다. 강호 우루과이에게 0-1로 패하면서 미국은 조기에 짐을 쌌다.
이후 USSF는 지난 10일 그레그 버홀터 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맷 크로커 USSF 디렉터는 "우리의 경기력은 기대보다 부족했다. 우린 더 잘했어야 한다"라며 "우리가 바로 집중해야할 것은 우리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을 계속 준비하도록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감독을 찾는 것이며 우리는 이미 이 작업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버홀터 감독은 스웨덴 리그 함마르비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콜럼버스의 디렉터 겸 감독으로 미국 내에서 경력을 인정받았다. 버홀터는 2018년 12월 처음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치렀다. 이 기간에 북중미 골드컵과 네이션스컵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물러났다가 지난해 8월 다시 지휘봉을 잡았고 이번 코파 아메리카를 준비했는데 엇박자가 났다. 특히 이름값 높은 핵심 선수들을 차출하지 않았다. 지오 레이나 같은 유망주이자 스타와 깊은 갈등을 벌였고 뽑지 않았으며 코파 아메리카에서의 실망스러운 결과가 결과적으로 그의 경질 원인이 됐다.
이에 미국은 현재 휴식 중이 클롭에게 접촉했다.
클롭은 지난 1월 2023-2024시즌을 끝으로 리버풀 감독직에서 물러나 쉬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클롭은 "많은 사람이 이 이야기를 처음 들으면 충격받을 거라는 걸 이해한다. 하지만 분명히, 적어도 나는 설명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며 "난 이 구단, 도시, 서포터들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팀과 스태프도 사랑하고 모든 걸 사랑한다. 하지만 난 여전히 내가 내려야 하는 결정이라고 확신한다. 그것은 내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떠나는 이유를 밝혔다.
클롭은 "분명히 지금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엔 이를 발표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금은 당연히 괜찮다. 난 내가 일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없다는 걸 안다"며 "우리가 함께하고 모든 것들을 함께 겪어 나간 뒤에, 존중이 생겼고 사랑이 생겼고 여러분들에게 남은 건 신뢰다. 너무나 크다"라고 말했다.
클롭은 2001년 마인츠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구단 감독으로 곧장 부임하며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8년 여름까지 그는 마인츠를 지도하며 2003-2004시즌 분데스리가 승격, 2006-2007시즌 분데스리가2 강등 등 구단의 희노애락을 같이 했다.
이어 2008년엔 독일 굴지의 명문 구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으로 부임, 바이에른 뮌헨의 철옹성을 뚫고 2010-2011시즌과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에 성공하며 독일 무대에서 명성을 드높였다.
유럽 무대에서도 클롭은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도르트문트를 2012-20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었다. 우승을 차지했던 1996-1997시즌 이후 16년 만에 결승으로 이끌었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클롭 감독의 지도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 시즌이었다.
클롭은 2014-2015시즌, 도르트문트에서의 일곱 번째 시즌을 마친 뒤 팀을 떠났다. 2015년 잠시 휴식을 취하던 그에게 손을 내민 건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 불의의 실수로 인해 우승을 놓친 리버풀이었다.
클롭은 지난 2015년 10월, 브랜던 로저스 전 감독의 후임으로 리버풀에 부임했다. 그리고 이는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뒤 무관에 그쳤던 리버풀에 새 빛을 안겨준 결정이 됐다.
클롭은 리버풀과 함께 지난 2019년 토트넘을 누르고 통산 6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또 구단에 징크스처럼 남아있던 숙원인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을 이끌었다. 2021-2022시즌엔 FA컵과 카라바오컵을 동시에 들어 올리며 미니 더블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 무대에서 클롭은 강했다. 2017-2018시즌 리버풀을 이끌고 처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그는 2019년 우승을 거머쥔 뒤 2021-2022시즌도 결승전에 진출하며 그의 커리어 내내 리버풀을 유럽 최강팀 중 한 팀으로 자리 잡게 했다. 비록 2019년을 제외하곤 모두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해 준우승을 두 번이나 했지만, 유럽 무대에서 리버풀의 위상을 다시 드높였다.
클롭은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무관으로 마무리했지만, 아름다운 작별을 하면서 리버풀을 떠났다. 그는 최근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진행된 한 테니스 대회를 관전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 도 했다.
한편 이영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한 방송에서 "클롭급 감독이 한국에 올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클롭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선임하면서 감독 선임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영표 역시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영표가 말한 '클롭급'은 FC바르셀로나를 지휘했던 사비, 과거 레알 마드리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다스렸던 라파엘 베니테스 등 두 스페인 감독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리버풀, USSF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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