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증가하는 보이스피싱…“원천 차단, 처벌 강화 필요”

심성아 2024. 7. 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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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 수사과입니다. 현재 사기 혐의로 ○○○씨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습니다."

이씨는 자신이 고발당했다는 말에 순간 당황해 보이스피싱 걸려들 뻔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3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통장 개설에 가담한 현직 은행원 A씨(41)에 징역 1년을 선고했고 지난 9일 검찰은 1심 선고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

당시 A씨가 개설한 대포통장 계좌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2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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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 8434건 발생
피해 규모 막대하나 처벌 미약

“서초경찰서 수사과입니다. 현재 사기 혐의로 ○○○씨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습니다.”

직장인 이모씨(30)에게는 지난달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이씨는 자신이 고발당했다는 말에 순간 당황해 보이스피싱 걸려들 뻔했다. 이씨는 “이번에 하마터면 깜박 속을 뻔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범정부 합동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피해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범죄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 1~5월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8434건, 피해 금액은 2563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피해 건수는 15%, 피해 금액은 50% 늘어난 수치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2019년 3만7667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해 1만8902건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유형별 피해 건수를 보면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 기관 사칭은 15% 줄었으나 대출 빙자는 61% 급증했다.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해 범죄자들이 대출이자 절감 등을 미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보이스피싱은 피해 규모와 금액이 막대하지만 처벌은 여전히 미약하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3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통장 개설에 가담한 현직 은행원 A씨(41)에 징역 1년을 선고했고 지난 9일 검찰은 1심 선고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 당시 A씨가 개설한 대포통장 계좌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2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26일엔 서울동부지법은 피해자 16명으로부터 8933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전모씨(34)에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전씨는 ‘신용등급 조정비와 보험료를 입금하면 서민 대출이 가능하다’, ‘돈을 보내면 정부 지원 대출 상품으로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 등 교묘한 거짓말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국회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기존에 거래 관계가 없던 사람으로부터 1000만원 이상의 자금이 입금될 경우 금융회사가 해당 계좌의 예금 인출을 의무적으로 일시 정지토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같은 당 박정 의원은 지난 6월 보이스피싱 처벌 조항을 10년 유기징역으로 대폭 상향하고, 벌금을 범죄수익의 10배까지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보이스피싱은 수십명 혹은 수백명, 수천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발생하고,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다른 피해자들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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