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밤샘협상 끝 표결…올해도 최저임금 노사합의 없었다

세종=조유진 2024. 7. 1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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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일간의 심의, 전원회의 11차 개최, 5차 수정안 제출, 그리고 최저임금 1만원 돌파.

전날 열린 10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4차 수정안으로 올해 최저임금 대비 9.9% 인상한 1만840원을, 경영계는 0.8% 인상한 9940원을 제시했다.

심의 촉진구간 하한선인 1만원은 올해 최저임금 9860원 대비 1.4% 오른 것으로, 근로자 중위임금 60% 수준과 지난해 심의 당시 노동계의 최종 제시안을 근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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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시대…1만30원 결정
중재안 없이 노사 최종안 표결
민주노총 표결 거부하며 퇴장하기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53일간의 심의, 전원회의 11차 개최, 5차 수정안 제출, 그리고 최저임금 1만원 돌파.

최저임금위원회가 1박2일에 걸친 밤샘회의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12일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9860원)보다 1.7% 오른 것으로,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사상 첫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렸다. 올해도 노사 합의 없이 공익위원이 마련한 표준안에서 내놓은 노사 최종안을 표결에 부쳐 결정됐다.

협상 공전하자 공익위원 '심의촉진' 구간 설정

전날 열린 10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4차 수정안으로 올해 최저임금 대비 9.9% 인상한 1만840원을, 경영계는 0.8% 인상한 9940원을 제시했다. 양측의 차이는 900원으로 격차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자 노사는 더 이상의 수정안 제시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공익위원에 중재를 요청했다.

공익위원은 새벽 1시께 심의촉진 구간으로 1만~1만290원(인상률 1.4~4.4%)을 제시했다. 심의 촉진구간 하한선인 1만원은 올해 최저임금 9860원 대비 1.4% 오른 것으로, 근로자 중위임금 60% 수준과 지난해 심의 당시 노동계의 최종 제시안을 근거로 한 것이다.

상한선인 1만290원은 올해 대비 4.4% 인상안으로, 올해 경제성장률(2.6%)과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을 더하고 취업자 증가율(0.8%)을 뺀 수치다.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취업자 증가율 등의 지표 수치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기관의 전망 평균치를 대입했다.

올해도 합의는 없었다…경영계안 선택에 노동계 '불만'

노사 양측은 이날 오전 2시께 최종안으로 각각 시간당 1만120원과 1만30원을 제시했고, 위원회는 이를 표결에 부쳤다. 위원회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과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정부에서 임명한 공익위원이 각 9명씩 총 27명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투표 직전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이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 촉진구간에 대한 반발로 투표에 불참하면서 23명만 참여했다. 이 가운데 경영계 안이 14표 대 9표로 우세해 최종 결정됐다. 공익위원 9명 중 4명은 노동계 안에, 5명은 경영계 안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노사 합의 없이 공익위원이 마련한 표준안에 따른 표결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이날 심의 종료 후 이인재 최임위원장은 "마지막에 양측 안이 굉장히 좁혀졌음에도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던 점"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논의가 과열되다 보니 업종별 구분 적용 (표결)과 관련해서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열린 회의에선 경영계가 요구한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를 묻는 표결 과정에서 투표 자체를 저지하려던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의사봉을 빼앗고 투표용지를 찢는 등 물리력을 행사했고 사용자위원들이 이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충돌해 회의는 더 진행되지 못한 채 종료됐다.

노동계는 이번 결과에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노총은 전호일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공익위원의 심의 촉진 구간은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반영하지 못할뿐더러 근거가 빈약한 제시안"이라며 "논의를 무력화하는 공익위원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대답만 해)' 권고안을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표결 후 성명을 통해 "본격 심의 전부터 업종별 차별 적용 주장, 사용자 편향적 공익위원 임명 등 비정상적 구성 속에서 대단히 제한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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