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포커스] FT아일랜드, 밴드 전성시대 음악으로 보여줄 17년 내공과 존재감
박세연 2024. 7. 12. 06:15
바야흐로 밴드 전성시대, 데뷔 17주년을 맞은 밴드 FT아일랜드가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FT아일랜드는 10일 온, 오프라인을 통해 정규 7집 ‘시리어스’를 발표했다. 전작인 미니 9집 ‘세이지’ 이후 10개월 만의 신보로, 정규 앨범으로의 컴백은 무려 8년 만이다. 밴드 음악이 최고조로 각광받고 있는 현 시점, ‘아이돌 밴드’라는 수식어가 주는 편견을 오직 실력으로 떨쳐내고 명실상부 ‘실력파’로 자리잡은 이들의 컴백은 의미심장하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11일 “FT아일랜드는 아이돌 콘셉트로 출발했지만 록밴드로서 자기 성장을 계속 추구했고 멤버들간의 돈독한 팀워크와 소속사와의 신뢰와 이해 속 한국을 대표하는 록그룹이 됐다. 음악적으로도 정말 많이 성장했고, 본인들이 하는 장르에 대한 자부심이 충분하다”며 “FT아일랜드의 성공 사례는 그 자체로 K팝 음악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아이돌 밴드’ 색안경, 실력으로 극복
데이식스부터 QWER까지. 지금은 기획사 론칭 밴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이들의 음악이 차트에서도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 그 출발점엔 FT아일랜드가 있었다. 2007년 6월 데뷔한 FT아일랜드는 기성 인디밴드와 달리 대형엔터테인먼트사의 철저한 기획 아래 탄생해 소위 ‘아이돌 밴드’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타 밴드에 비해 방송 등을 통해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던 덕분에 데뷔 초부터 전방위 활약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밴드신과 아이돌신을 넘나드는 데서 오는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태생으로 인해 방황을 피할 수 없었다. 밴드의 생명은 ‘라이브’지만 당시 방송 환경은 이를 온전히 구현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음악 프로그램에서 화끈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어려웠고, 이로 인해 밴드로서의 정체성에 발목이 잡히기도 했다. 지금은 밴드를 떠난 전 멤버들의 개인적 일탈에 따른 부정적 이슈로 팀 자체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들의 ‘음악’은 흔들림이 없었다. 안팎으로 쉽지 않았던 여정을 거쳐 더 단단해진 마음을 무기로, 꽤나 고집스럽고 우직하게 자신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보적 컬러를 담아 내놓은 이번 정규 7집을 통해 이들은 밴드의 존재감을 음악 자체로 들려준다.
◇ 세상이 정의한 ‘나’의 탈피
정규 7집 ‘시리어스’는 FT아일랜드를 둘러싼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앨범이다. 세상이 정의한 ‘나’에서 벗어나 본연의 ‘나’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계속해서 나만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FT아일랜드의 강한 의지를 담았다.
앨범에는 ‘내게 전해줄 노래’를 시작으로 더블 타이틀곡 ‘번 잇’과 ‘시리어스’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시리어스’는 변치 않는 목표를 향한 굳건한 결심을 점차 웅장해지는 합창 사운드로 표현한 곡으로 자신만의 길로 계속해서 나아가겠다는 멤버들의 의지가 담겼다. 또 다른 타이틀곡 ‘번 잇’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는 이들을 위한 곡이다. 심플하게 반복되는 베이스 리프에 멤버들의 강렬한 보이스가 돋보인다. 내면의 숨겨진 열정을 해방시키라는 외침이 인상적이다.
두 곡의 타이틀곡은 그 자체로 FT아일랜드의 자신감이다. 서로 다른 분위기 속 거칠고 웅장한 매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빼어난 완성도로 밴드의 내공을 엿보게 한다.
타이틀곡 외에도 각 트랙은 때로는 강렬하고, 웅장하고, 청량하고 간절하게 서정과 서사를 넘나들며 이들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일본에서 발매했던 곡을 한국어로 번안한 ‘아쿠아 한국어 버전’을 비롯해 ‘선라이즈 옐로 한국어 버전’, ‘티 아이 브이’, ‘인페르노’, ‘마이 벌스데이 한국어 버전’과 ‘나침반’, ‘이유’까지 나름의 목적성을 띠고 적소에 배치돼 있다.
◇ 소신과 철학으로 쌓아온 내공
5인조로 데뷔했으나 우여곡절을 거쳐 보컬 이홍기·베이스 이재진·드럼 최민환 3인 체제로 거듭난 이들은 더 단단해진 합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 초부터 짱짱했던 이홍기의 보컬은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감히 톱의 경지라 할 정도에 이르렀고, 이재진과 최민환의 연주 역시 유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편견에 맞서 싸우며 십수년간 맞춰온 합의 진수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FT아일랜드는 아이돌을 표방한 밴드라는 태생과 음악성에서 의심을 받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음악적으로 많이 성장했고 타 팀에게도 자극을 준 측면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이어 “FT아일랜드가 변화무쌍한 K팝 환경에서도 밴드로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그들만의 팀워크와 소신 그리고 철학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들이 보내온 17년의 시간이 이를 증명해 줬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오는 13, 14일 FNC 밴드 킹덤 2024에서 신곡 무대를 정식으로 선보인다. 이후 21일엔 사운드베리 페스타 2024 무대에 오르며, 27일엔 최민환이 단독 드럼 콘서트 ‘드리머’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공연과 페스티벌에서 FT아일랜드만의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관객을 사로잡는다는 각오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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