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자영업 대출 이제 시작인데…연체율만 시중銀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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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한 해 동안에만 세 배 가까이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대출을 시작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사업이 기틀을 잡지 못한 현실이지만, 연체율은 기존 시중은행의 다섯 배에 육박하며 경고등이 먼저 울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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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기틀은 잡지도 못했는데
고금리 타널 속 '경고등' 직면
취약 차주 배려하다 부메랑?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한 해 동안에만 세 배 가까이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대출을 시작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사업이 기틀을 잡지 못한 현실이지만, 연체율은 기존 시중은행의 다섯 배에 육박하며 경고등이 먼저 울리는 모습이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고금리 터널 속에서 빚더미에 허덕이는 동네 사장님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취약 차주를 배려해 대출 문턱을 낮춰 온 인터넷은행이 앞서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3개 인터넷은행이 개인사업자에게 내준 대출에서 한 달 이상 상환이 미뤄진 연체액의 비율은 평균 1.84%로 전년 동기 대비 1.19%포인트(p) 높아졌다.
인터넷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3.07%로 같은 기간 대비 2.21%p 오르며 최고를 기록했다. 케이뱅크 역시 1.15%로 해당 수치가 1.09%p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64%를 나타냈다.
인터넷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에 손을 댄 건 2022년 2월 토스뱅크가 처음이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각각 같은 해 5월과 10월에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고 영업을 개시했다.
이후 인터넷은행들이 확보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꾸준히 성장해 올해 3월 말 3조8966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가 1조6994억원으로 가장 많고,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도 각각 1조1481억원과 1조491억원으로 1조원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아직 전통의 대형 은행들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실정이다. 같은 시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총 266조8333억원에 이른다. 개별로 봐도 최소 50조원대 초반에서 90조원에 달하는 덩치로, 인터넷은행과는 수십배에 달하는 격차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만큼은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규모 측면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현실임에도 대출의 질만 더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4개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평균 0.38%에 그쳤다. 이들 역시 1년 전보다는 0.08%p 높아진 연체율이긴 하지만, 인터넷은행 대비로는 5분의 1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시중은행별로 봐도 ▲국민은행 0.29% ▲신한·우리은행 0.40% ▲하나은행 0.47% 등으로 0%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은행 대출을 갚는데 곤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이면에는 고금리 충격이 자리하고 있다. 치솟은 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출 이자가 쌓이고, 이로 인해 차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더해 중·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해온 인터넷은행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 측면에서 시중은행들보다 비교적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도 대출 실행해 온 인터넷은행의 성격이 자영업자 여신 건전성에서도 드러나는 모양새"라며 "사업 초기부터 부실에 직면할 경우 대응력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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