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극좌 배제 중도파 중심 ‘새판 짜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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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 종료 사흘 만에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극좌·극우 정당을 배제한 '공화주의 세력'의 광범위한 연립정부 구성을 제안했다.
극우 집권은 겨우 막았지만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에 제1당 지위를 뺏긴 상황에서 중도 좌·우파를 끌어안는 정치권 '새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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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좌·우 모두 “비열한 서커스” 비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 종료 사흘 만에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극좌·극우 정당을 배제한 ‘공화주의 세력’의 광범위한 연립정부 구성을 제안했다.
극우 집권은 겨우 막았지만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에 제1당 지위를 뺏긴 상황에서 중도 좌·우파를 끌어안는 정치권 ‘새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NFP가 총리 지명권 등 정부 구성 권한을 요구하고 있어 새 정부 출범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에 발표한 대국민 서한에서 “극우가 총선 1차 투표에서는 승리했지만 국민들은 극우가 정부에 들어가는 걸 분명히 거부했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결과를 두고 “변화와 권력 공유에 대한 분명한 요구를 보여줬다”며 “정치권이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화주의와 법치주의, 의회주의, 유럽 지향성, 프랑스 독립 수호를 자처하는 모든 정치 세력에게 진지하고 충실한 대화를 통해 다양한 견해를 품은 단단한 다수당을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는 NFP에게 정부 구성권을 주지 않고 범여권 중도 연합인 앙상블을 중심으로 중도 세력을 모아 새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NFP 내에선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중도 좌파인 사회당·녹색당이 총리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LFI는 장뤼크 멜랑숑 대표를 총리로 밀고 있고, 녹색당 등에선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앙상블이 사회당·녹색당과 손을 잡는다면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수 있다. 168석인 앙상블이 사회당(59석)과 녹색당(28석)에다 중도 우파 공화당(45석)까지 합치면 300석으로 과반(289석)을 달성하게 된다.
앞서 가브리엘 아탈 총리의 사의를 반려한 마크롱 대통령은 서한에서 연정 구성이 끝날 때까지 새 총리 임명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좌파와 극우 양 진영 모두 반발했다. 멜랑숑 대표는 “왕의 거부권이 돌아왔다”고 비판했고,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는 “국민의 선택이다. 대통령은 좌파 진영에서 총리를 임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극좌 덕분에 총선에서 이겨놓고는 이제 와서 극좌를 저지하라고 제안하고 있다”며 “비열한 서커스”라고 비난했다.
연정 구성을 두고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당 르네상스 내에서도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르네상스에서 일부는 보수파와만 연합하기를 원하고, 다른 이들은 중도 좌·우파를 포함한 광범위한 연합을 원한다”고 전했다. BBC는 프랑스 정국이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져 정부 구성에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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