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의 돈의 세계] 넷플릭스 ‘규칙 없음’의 실체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앱 사용자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 넷플릭스 점유율은 39%로 1위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등장은 방송문화를 완전히 바꾸었다. 넷플릭스와 관련한 세 가지 쟁점을 살펴본다.
첫째, 세금 축소.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1000억원 넘게 늘었다. 법인세는 달랑 매출의 0.4%인 33억원이다. 미국 본사로 매출의 84%에 달하는 6507억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보냈다. 본사가 미국에 낸 법인세 수준(2.4%)을 생각하니 ‘도의 없음’이란 말이 떠오른다. 한국에서 본사보다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부풀려 내야 할 세금을 확 줄이진 않았을까.
둘째, 규제 사각지대 활용.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학폭 가해자 연진이는 담배를 자주 피웠다.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아서다. 넷플릭스를 방송사업자로 묶어 규제한다 해도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 유튜브처럼 광고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해 방송규제를 피할 수 있다. 정체가 이렇게 ‘변화무쌍’ 하니 해외처럼 방송과 통신의 상위 개념을 정립하자는 이야기가 돈다. ‘시청각미디어’ 같은 개념으로 OTT를 포함해 방송 산업 전반에 규제 전환을 하면 어떨까.
셋째, 망(網)중립성 이슈. 넷플릭스는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기에 추가 인터넷망 사용료를 내야 하지 않을까. 3년 6개월간 치고받던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사용료 분쟁이 합의로 끝났다. ‘뒷맛이 개운치 않음’을 느낀다. 국내여론은 넷플릭스가 네트워크망을 쓰는 대가를 제대로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수천억원 망 사용료를 내야 하는 상황을 미꾸라지처럼 모면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콘텐트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야 했나 보다.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은 자유의 문화와 가치다. 세계 문화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기에 상응하는 ‘책임 있음’을 다해야 한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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