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행마의 묘미
2024. 7. 12. 00:02
〈본선 8강전〉 ○ 셰얼하오 9단 ● 신진서 9단
장면③=바둑은 팽팽하다. 천하의 신진서도 쉽게 바둑을 리드할 수는 없다. 초반은 AI의 영향력이 짙다. 그게 옅어지고 바둑판이 인간의 싸움판이 되려면 아직은 좀 더 기다려야 한다. 흑1, 3은 선수. 백4는 평범하지만 절대 놓칠 수 없는 요소다. 이제 흑의 손길은 우변으로 향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흑7을 둔 것이 행마의 묘미다. 백이 나오는 것을 기다려 자연스럽게 우변을 지키려는 것이다.
◆참고도=장면도 흑7이 없더라도 백1로 끊는 수는 없다. 흑2, 4가 좋은 수여서 백은 더이상 나올 수 없다. 그럼에도 장면도 흑7은 요소다. 참고도가 보여주듯 백이 이곳을 두면 선수이기 때문이다.
◆실전 진행=행마란 끊어지지 말아야 하고 보기 좋아야 한다. 한데 이 두 가지 조건은 서로 상충한다. 끊어지지 않으려면 단단해야 하는데 단단한 행마는 보기에 그리 예쁘지 않다. 둔해 보인다. 백1로 나올 때를 기다려 신진서는 흑2로 지킨다(아직 우측은 백A의 침투가 있다). 3으로 건너 붙이고 5로 끊은 것도 행마의 묘미. 한 점을 보태준 듯싶지만 백7까지 모양이 날씬해졌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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