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씹어먹을 36명의 여성들
On Target 정확도와 인내력을 두루 갖춘 선수들, 언제나 최고점을 쏠 수밖에.
Q : LIM SI HYEON 양궁, 대한민국, 21세
대표 팀에서 ‘최강막내’라는 별명을 지닌 임시현은 양궁 리커브 여자 세계랭킹 1위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예선전 전체 1위, 양궁 여자 리커브 금메달, 여자 리커브 단체 금메달, 혼성 리커브 금메달 3관왕을 차지하며 만 스무 살의 나이에 ‘돌풍’이 됐다. 2023 베를린 세계선수권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초등학교 때 양궁을 시작하고 중학교 내내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활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도자가 말릴 정도로 지독하게 훈련을 이어온 결과, 지금의 담대함을 완성했다.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내게는 부담이 아니라 즐겁게 느껴진다.”
Q : ANNA KORAKAKI 사격, 그리스, 27세
안나 코라카키는 전 사격 챔피언인 아버지를 이어 14세에 그리스 사격 국가대표가 됐다. 그리스 선수 최초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여성 최초로 성화 봉송 첫 주자가 됐다. 국가 지원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 자란 그는 이 어려움에 관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여성 선수가 성화 봉송 첫 주자로 나선 그 역사적 순간에 그는 말했다. “내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성평등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게 된 일이니까. 세상은 분명 변하고 있다.”
Q : TRINH THU VINH 사격, 베트남, 23세
찐 투 빈은 육상 선수에서 사격 선수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2018 전국청소년선수권대회 10m 공기 소총 부문에서 금메달 두 개를 획득했으며, 신기록까지 세웠다. 2022 아시아선수권에서 3관왕을 차지하고, 2024 아시아사격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 세계선수권 여자 10m 공기 소총 부문에서 종합 5위에 들며 첫 올림픽 도전을 앞두고 있는 그는 말한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힘 있고 활력 넘치는 나 자신을 세상에 보여주고, 최선을 다해 경쟁하고 싶다.”
Serving Aces 순위를 깨부수며 코트 밖에서도 정의와 포용을 부르짖는 이들.
Q : PAULINE De´ROULe`DE 패럴림픽 테니스, 프랑스, 33세
휠체어 위에서 프랑스 챔피언 자리에 세 번이나 오른 테니스 선수. 영상제작 업체에서 일하며 주말에는 테니스 코치로 활동했던 폴린 데룰레드는 2018년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절단했다. 그러나 곧장 2024 파리 패럴림픽에 눈을 돌렸다. 더 안전한 프랑스의 도로를 위해 운전자를 대상으로 평생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종신 운전면허에 반대하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의족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는 걸 깨달았다.”
Q : IGA S´wiatek 테니스, 폴란드, 22세
2022 US 오픈 우승자로 우뚝 선 폴란드 최초의 테니스 선수. 이가 시비옹테크는 2024년 2월까지 91주간 WTA 세계랭킹 1위를 지켰고, 2023년에는 폴란드에서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선정했다. 그는 ‘이가와 함께 읽기’ 챌린지로 ‘세계 책의 날’에 도서관과 협력해 문해력 증진에 힘쓰는 한편, 대회 상금을 어린이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쓰는 자선단체에 기부한 바 있다. “코트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스포츠 세계에서 약점으로 규정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Q : AN SE YOUNG 배드민턴, 대한민국, 22세
중학생 때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을 세운 것으로 시작해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우승을 이룩할 때까지, 안세영은 매번 스스로를 격파한다. 2023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최연소 세계챔피언을 거머쥐며 새 역사를 썼다. 2019년 세계배드민턴연맹이 선정한 가장 유망한 선수로 호명되기도 한 그는 부상을 딛고 올해 첫 토너먼트였던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우승했다. 이 기세를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순간, 나의 시절이 왔다고 말할 것이다.”
Q : COCO GAUFF 테니스, 미국, 20세
15세의 나이로 비너스 윌리엄스를 꺾은 코코 고프. US 오픈에서 1999년부터 세레나 윌리엄스가 보유해 온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가져왔고, 2022 프랑스 오픈 단식 결승과 2021 US 오픈 복식 결승에도 진출했다. 그는 자신의 우상인 세레나 윌리엄스와 비너스 윌리엄스가 얼마나 큰 영감을 주었는지 늘 고백해 왔다. 2024년 〈타임〉의 ‘올해의 여성’ 연설에서는 윌리엄스 자매의 업적을 치켜세울 정도다. 그는 19세에 ‘올해의 여성’ 목록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여성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역할을 수행한 공을 인정받은 것. 그는 말한다. “생각할 수 있다면 해낼 수 있다.”
On Your Mark 정확도와 인내력을 갖춘 선수들. 언제나 최고를 향해 나아간다.
Q : SANDRA ELKASEVIC´원반던지기, 크로아티아, 33세
산드라 엘카세비치는 올림픽 챔피언 자리에 두 번이나 올랐으며, 유럽 챔피언 자리에는 여섯 번이나 오른 기록의 선수. 2012년부터 7년간 크로아티아 올해의 여성 선수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그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선수지만 모든 선수가 평등하다고 믿으며 스포츠 업계의 젠더 규범을 완곡히 거부한다. “세상이 나를 친구로 대한 적도, 나를 적대할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언제나 ‘나’의 편이었다.”
Q : MARIE-JOSe´E TA LOU 육상, 코트디부아르, 35세
가장 영향력 있는 아프리카 운동선수 100인에 지명된 마리 조제 타 로우는 총 1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단 7000분의 1초 차이로 4위에 머무르며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1년 후 절치부심해 IAAF 세계선수권대회 100m와 200m 부문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2022년에는 100m 부문 아프리카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현재 그는 코트디부아르 육상 선수들의 멘토이자 영감을 주는 존재로 자리한다. 여성 인권, 특히 스포츠계 성평등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며.
Q : MICHELLE GULYa´S 근대5종, 헝가리, 23세
미셸 굴리아스는 근대5종 분야에서 네 번이나 자국 1위에 오른 선수. 2022 세계근대5종선수권에서는 은메달을, 같은 해 열린 유럽선수권에서는 동메달을, 2023 유러피언 게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현재 2024 파리 올림픽의 유력 우승 후보다. 스포츠 분야의 성취를 넘어 공공서비스대학에서 범죄 조사를 전공하는 그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자국의 가치 있는 미래를 도모한다. “운동선수로서 헝가리의 명성을 드높이고 싶은 만큼 또 다른 영역에서 조국에 이바지할 방법을 찾는 중이다.”
Q : DINA ASHER-SMITH 육상, 영국, 28세
디나 애셔 스미스는 역사상 가장 빠른 영국 여성이다. 13세 때 이미 300m 부문 세계최고기록을 세웠으며, 2019 국제육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젊은 여성의 신체를 긍정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근육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거나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하며 여성 스포츠를 지지해 온 그는 스포츠계에 만연한 인종차별주의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나는 모두가 ‘넌 할 수 없어’라고 말할 때 ‘아니,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단거리 선수의 정신이니까.”
Q : NAFISSATOU THIAM 근대5종 · 7종경기, 벨기에, 29세
올림픽 금메달을 두 번이나 목에 건 단 두 명의 7종경기 선수 중 한 명이다. 2023년에는 실내5종 세계기록도 세웠다. 나피사투 티암은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어린이의 교육 접근성을 개선하고, 취약 계층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2018년에는 레바논의 스포츠와 교육 프로그램 증진을 위해 활동했고, 요르단 · 예멘 · 방글라데시 · 인도 · 멕시코의 어린이 수십만 명을 돕는 유니세프의 교육 활동을 널리 알리는 중이다. “지식은 성별로 가늠되는 것이 아니라 헌신과 책임으로 가늠되는 것이다.”
Q : Le´A BAYEKULA 패럴림픽 육상, 벨기에, 28세
레아 바예쿨라는 콩고 출신의 장애인 육상 선수로 휠체어 레이싱 종목에 출전한다. 2021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올해는 400m 부문에서 유럽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선천적으로 척추 파열을 몸에 짊어지고 살아간다. 신체 기형은 하체 마비와 감각 상실 같은 시련을 안기지만, 그는 강인함과 불굴의 의지, 끈기와 긍정이 결국 고난을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다. “내가 마주했던 싸움은 모두 나를 성장시켰다. 나를 키워 낸 디딤돌이었으며,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게 했다.”
Q : ANA PELETEIRO 세단뛰기, 스페인, 28세
아나 펠레테이로는 2011 유럽청소년올림픽과 2012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16세에 본격적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세계실내선수권대회와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첫 국제적 성취를 거뒀다. 첫 올림픽이었던 2021 도쿄 올림픽에서 스페인 신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획득하기까지. 그는 필드 밖에서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을 고백하며 성적 학대 희생자들을 지원한다. “나에게 여성성은 더 멀리 나아가게 한다.”
A Fighting Stance 성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며 역사적 기록을 써 내려가는 선수들.
UTA ABE유도, 일본, 23세
아베는 세계 챔피언 자리에 네 번이나 오른 유도 선수로 2018년, 2019년, 2022년, 2023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유도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그는 같은 유도 선수인 오빠 히후미와 함께 유도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2023년에는 고향 효고 현에 있는 유도 학교에서 친선 유도 토너먼트인 ‘ABE 컵’을 운영해 어린 유도 선수들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모든 힘을 쏟고 싶다. 한판승이야말로 내가 챔피언이 되는 진정한 방식이니까.”
Q : MARZIEH HAMIDI 태권도, 프랑스, 21세
아프가니스탄 태권도 챔피언이었던 마르지에 하미디는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고국을 떠났다.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태권도장을 찾은 그는 현재 IOC 난민 운동선수 장학금 수여자로 프랑스 대표 팀에서 뛴다.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2023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운동선수로서 겪었던 차별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며 프랑스 국회와 체육부장관으로부터 명예훈장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상황에 대한 국제 공동체의 침묵은 나를 슬프게 한다. 동시에 지금 내가 누리는 삶에 죄책감을 느낀다.”
Q : OH YEON JI 복싱, 대한민국, 33세
여자 복싱은 2012 런던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2016 리우 올림픽까지 한국에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수는 없었다. 여자 복싱이 2001년부터 아시아선수권 종목으로 포함된 이래 한국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금메달리스트. 오연지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체육대회 라이트급에서 11연패를 달성해 한국 여자 복싱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그야말로 ‘최강자’다. 그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한국의 복싱 꿈나무들에게 상당할 것. 오연지는 지난 〈엘르〉 인터뷰에서 말했다. “결국은 찰나의 순간, 나 자신과 싸우는 것.”
Q : BUSE NAZ ÇAKIROGLU 복싱, 튀르키예, 27세
부세 나즈 차크롤루는 2021년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여성 권투 선수다. 결과는 은메달. 이전에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 여성 선수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유러피언 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운동선수와 그들의 어머니에게 재정적 · 정신적 지원을 제공하는 일에도 열성이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접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리고, 더 건강한 미래 세대를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성공은 스포츠의 성별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중요한 요소다. 사람들은 여자가 권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점점 의심을 지우고 있다. 우리는 여성이 모든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Q : KUO HSING CHUN 역도, 대만, 30세
궈싱춘은 현재 가장 성공한 대만 역도 선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59kg 이하급에 출전해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올림픽 기록을 세 번이나 갈아치웠다. 현재까지 보유한 세계신기록은 총 11건. 2014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허벅지 근육의 70%가 찢어졌음에도 불과 2년 후인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저력을 보여줬다. 그는 대만 여성 역도에 대한 인식을 바꿨고, 〈태틀러〉지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나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Q : JULYANA AL-SADEQ 태권도, 요르단(UAE), 29세
2022 사우디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요르단과 아랍 여성 최초로 세계 태권도 랭킹 1위를 차지한 선수. 2021년과 2022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을, 2023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줄리아나 알-사데크는 여성이 격투 스포츠에 참여한다는 자국의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국제 무대에서 요르단 스포츠의 성취를 알린다. 그는 외친다. “여자들은 히잡도 쓰고 도복도 입을 수 있다. 여자들은 다른 여자들이 한 발짝 내딛도록 북돋울 수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다.”
Take the Leap 파워플한 결단력과 완벽한 착지로 완성한 미래.
Q : AHTZIRI SANDOVAL 기계체조, 멕시코, 27세
다섯 살에 체조를 시작한 아흐치리 산도발은 10대에 국제 무대에 진출했다. 팬아메리칸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2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마와 이단평행봉, 마루운동 종목에서 활약해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무려 세 명의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해 멕시코 체조계에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2024년. 그는 이번 기회에 기계체조를 널리 알리고, 멕시코 청소년과 어린이의 삶에서 늘 스포츠가 함께하길 꿈꾼다. “모든 상처는 싸우려는 끈기를 대변한다.”
Q : SONG SE RA 펜싱, 대한민국, 30세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에페 은메달리스트 송세라는 28세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22 카이로 세계선수권에서 개인과 단체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펜싱 사상 세 번째로 세계선수권 2관왕을 차지하기까지.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꾸준함이다. 대표 팀 발탁 이후 상위에 랭크되기까지 8~9년이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결과 세계랭킹 3위에 올랐다. “실패는 성공을 위해 당연하게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그때 훈련에 매진하면 다음 경기에선 자신감이 생기고, 슬럼프도 자연스럽게 극복된다.”
Q : PAULINE SCHa¨FER-BETZ 기계체조, 독일, 27세
파울리네 셰퍼-베츠는 1987년 이후 30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첫 독일 여성. 그는 체육관 바깥에서도 변화를 주도한다. 2020년 자신의 코치로부터 받은 정신적 학대를 용기 내 고발하며 운동선수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어려움을 세상에 알렸다. 현재 그는 열린 의사소통과 자율성, 운동선수의 복지를 주장하며 독일 체육계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힘이다. ”평균대 위에서는 그 무엇도 보장되지 않는다.”
Q : SOFIA RAFFAELI리듬체조, 이탈리아, 20세
작은 키와 폭발적인 움직임을 지닌 소피아 라파엘리는 세계선수권, 유럽선수권, 월드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첫 이탤리언이다. 강한 의지와 절제력으로 2022 세계선수권에서는 다섯 부문 챔피언에 올랐고, FIG 체조 월드컵 개인종합 부문에서 일곱 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그는 섭식 장애 예방에 힘쓰고,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서도 행동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다. 즐기면 뭐든지 가능하다.”
Eyes on the Ball 공이란 매개로 역사에서 새로운 흔적을 만들다.
Q : JENNIFER HERMOSO축구, 스페인, 33세
여자 축구 역사상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스트라이커. 12세에 선수생활을 시작해 FC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 클럽에서 뛰었으며, 2023년 스페인이 최초로 FIFA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할 때도 함께했다. 이 메달 수여식에서 전 스페인 왕립축구연맹 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가 동의 없이 입을 맞추며 성추문 파문에 휩싸였는데, 이에 헤니페르 에르모소는 얼마 후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외쳤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그 누구도 합의되지 않은 행동의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Q : ZEHRA Gu¨NEs¸배구, 튀르키예, 24세
제흐라 귀네슈는 12세에 배구를 시작해 튀르키예 청소년배구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했고, 2018년부터 튀르키예 배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튀르키예 대표 팀은 지난해 유럽선수권과 FIVB 월드컵, FIVB 네이션스 리그에서 우승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이로 인해 튀르키예에서 배구는 현재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여성들이 진정한 발언권을 갖고 서로를 지지하고, 영감을 주고받을 때, 분명 더 나은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Q : HAN XU 농구, 중국, 24세
중국 여자 농구 팀 간판스타 한 쉬는 여자 농구 아시아컵 우승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 2023 여자 농구 아시아컵에서는 팀 우승을 이끌며 MVP를 차지했다. WNBA에 진출한 두 번째 중국 여성으로 뉴욕 리버티에서 뛰고 있는 그는 2022년 통산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같은 해 중국 여자 농구 팀의 월드컵 준우승에 기여했으며, 노력에는 언제나 보상이 따른다는 철학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워준다. “돋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계속해서 갈고닦으며 천천히 나아가라.”
Q : SHIN YU BIN 탁구, 대한민국, 19세
5세 때 탁구 신동으로 TV에 출연한 신유빈은 14세 때부터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다. 한국 탁구 사상 최연소로 태극 마크를 단 그는 2020 도쿄 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큰 세계대회를 경험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전지희 선수와 여자 복식으로 출전해 21년 만에 한국 탁구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실업 팀 입단 후 받은 첫 월급으로 운동화 53켤레를 보육원에 기부했으며, 상금 전액을 생리 빈곤에 놓인 여성 청소년들을 위한 위생 키트를 지원하는 데 썼다. “저와 같이 멋진 꿈을 가진 친구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 RYU EUN HEE 핸드볼, 대한민국, 34세
지난 6월, 2024 유럽핸드볼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우승한 류은희. 청소년 시절부터 유망주로 촉망받은 그는 2008 방콕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발목 부상을 입고도 크게 활약해 유럽 각국의 러브콜을 받았다. 2019년 프랑스 1부 리그에 입단하며 유럽 클럽의 문을 두드린 그는 헝가리 명문 핸드볼 클럽에서 활약 중이다. 국제핸드볼연맹은 류은희를 ‘청소년의 롤모델’로 선정했고,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 팀은 올림픽 연속 11회 출전이라는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으로 파리행을 앞뒀다. “핸드볼은 팀 스포츠다. 내 어시스트가 동료의 득점으로 이어질 때 가장 행복하다.”
New Sports on the Block 다음 세대를 위한 길을 닦는 올림픽 개척자들.
Q : RAYSSA LEAL 스케이트보드, 브라질, 16세
팅커벨 복장으로 스케이트 묘기를 선보이던 일곱 살의 하이사 레아우. 스케이트보드의 전설 토니 호크가 이 영상을 공유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20 도쿄 올림픽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 부문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최연소 브라질 메달리스트가 됐고, 각종 세계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수백만 브라질 소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 “13세 소녀가 브라질을 대표할 수 있다면, 그것은 여자도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준 여성 스케이트보더들 덕분이다.”
Q : DOMINIKA BANEVIcˇ브레이크 댄스, 리투아니아, 16세
비걸 ‘니카(Nicka)’로 활동하는 도미니카 바네빅은 16세의 나이로 2023 유럽선수권과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브레이크 댄스 부문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얻으며 브레이크 댄스가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해 리투아니아 올해의 여자 운동선수로도 선정됐는데, 브레이크 댄서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브레이크 댄스에서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할 뿐이다.”
Q : HUH MI MI 유도, 대한민국, 21세
한국 유도가 전성기라 불리던 시절이 지나갔다고 느낄 찰나, 허미미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약 29년 만에 2024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부 57kg 이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해 그야말로 ‘초신성’의 등장을 알렸다. 올해 포르투갈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건 그의 기개는 어디에서 왔을까?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허석 의사의 내손녀.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의 손에서 자란 재일교포인 그는 2021년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으로 태극 마크를 달고 뛴다. 허미미가 대한유도회에 제출한 출사표는 이렇다. ‘자신감 완전 충전!’
The Ride to Victory 페달 위에서, 스포츠와 그 이상을 향해 달리는 여성들.
Q : ALANNAH YIP 스포츠 클라이밍, 캐나다, 30세
아홉 살 때부터 클라이밍을 즐긴 앨레나는 캐나다 여성 최초로 2017 월드컵 클라이밍 대회 결승에 진출하고 팬아메리칸 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나아가 스포츠 클라이밍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최근 원형탈모증 진단을 받은 그는 과감하게 삭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머리를 민 것은 질병이 빼앗아간 힘의 일부를 되찾는 일이다. 거울 속 내 모습에 무너지기보다 더 강해진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Q : JANJA GARNBRET 스포츠 클라이밍, 슬로베니아, 25세
여덟 번의 세계챔피언 타이틀, 41번의 월드컵 우승, 클라이밍 부문 최초 여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 모든 타이틀을 가진 야나 가른브레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암벽등반 선수로 꼽힌다. 2023년에는 2018, 2019, 2021년에 이어 슬로베니아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스포츠 선수의 상대적 에너지 결핍(RED-S) 문제에 주목해 섭식 장애 문화가 만연한 스포츠계에서 코치들을 위해 영양사를 고용하고, 모든 월드컵 및 대륙컵 참가자에게 RED-S 검사를 의무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꿈꿔라, 믿어라, 이루어라.”
Q : WILMA HELLSTRo¨M 승마, 스웨덴, 30세
빌마 헬스트룀은 어머니와 언니의 영향으로 승마를 시작해 북유럽선수권과 스웨덴선수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3년에는 성인 선수권대회에 데뷔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말 시시 BJN(Cicci BJN)은 불운한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해 경주마로서 생명을 다하기 직전이었고, 모두 시시를 엔트리에서 제외했으나 그는 달랐다. 인내로 시시를 기본부터 다시 가르친 결과 승마장으로 복귀시킬 수 있었고, 둘은 지금도 완벽한 파트너다. “나에게 상호작용이란 자유와 관련된 개념이다. 내 말들은 상당히 거칠지만 그들 자체로 인정한다.”
Q : SAFIYA AL-SAYEGH 사이클, 아랍에미리트, 22세
아랍에미리트 최초의 여성 프로사이클 선수 사피아 알 사예그. 지금까지 열한 번의 아랍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고, U23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랍에미리트 여성 최초로 올림픽 로드 레이스에 오를 그는 아랍에미리트 올림픽위원회 여성 대표이기도 하다. 아랍에미리트 여성 운동선수들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더 나은 변화를 만드는 일에 앞장선다. “프로사이클 선수로서 내 목표는 중동과 유럽의 실력 격차를 줄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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