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치닫는 與당권경쟁…TV토론서 "당무감찰" "정계은퇴"

김기정, 이창훈 2024. 7. 11. 19: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온갖 폭로와 원색적인 비난이 맞부딪치며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표 경선 후보 제2차 TV 토론회에선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한층 거칠게 벌어졌다.

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2차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청문회는 한동훈 후보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포문을 연 건 원희룡 후보였다. 그는 후보 소개 순서부터 “우리 당의 앞날에 대한 절박함으로 묻는다”며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 사천(私薦) 의혹, 금감위원장 김경율 추천 의혹 등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느냐”고 한 후보를 겨눴다.

한 후보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 이른바 ‘사설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랑 무관한, 제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말했고, 비례대표 공천의 가족 등 개입 의혹에 대해선 “(의혹이 제기된 후보) 두 명과 제 처(妻)가 아는 사이라거나 일면식이 있다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김경율 회계사를 금융감독원장에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추천한 사실이 없다. 누가 추천했는지 안다”고 반박했다. 이에 원 후보가 “만약 거짓말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묻자 한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겠다. 원 후보는 어떻게 할 건가”라고 되물었다. 원 후보는 “저도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외려 한 후보는 “막가는 식의 문제제기를 하지 말고 지금 (의혹) 자료를 오픈하라”고 역공했다. 원 후보는 “제가 상당한 근거를 제시하면 나머지는 객관적인 조사기관에서 (검증)해야 한다”며 당무 감찰을 요구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이건 오물을 뿌리고 도망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ㆍ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를 향한 공세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발언이 굉장히 불안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후보가 의도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금기어를 툭툭 말한다”며 “최근 문자 논란에 대해선 ‘당무 개입’, ‘문자에 답을 하면 국정농단’이란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무개입, 국정농단은 (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형사기소를 할 때 말한 단어”라며 “어떻게 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모두를 위험하게 하는 협박성 발언 아닌가”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대통령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해 놓고선 답한 걸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정체성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총선 패배 원인 중 하나가 야당과 좌파의 선동에 올라타서 대통령실하고 차별화에 나선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혹시 (한 후보) 본인도 모르게 트로이의 목마가 되는 게 아니냐, 우파의 재앙이 되는 게 아니냐는 메시지가 하루에 수백 건이 온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과 지난 2년간 몸 사리지 않고 싸웠기 때문에 제가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제가 제일 앞장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날 네 후보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윤 대통령의 당적 포기가 필요하냐”는 공통 질문에 모두 “필요 없다”고 답했다. 특히 최근 김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으로 윤 대통령과의 갈등설이 제기된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 재창출이 된다. 그걸 위해 제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당권 경쟁이 날로 격화하자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마타도어(흑색선전)성 사안들은 각종 억측을 재생산하는 등 소모적인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논란이 확대 재생산될 경우 선관위는 당헌ㆍ당규상 명시된 제재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김기정·이창훈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