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치닫는 與당권경쟁…TV토론서 "당무감찰" "정계은퇴"
온갖 폭로와 원색적인 비난이 맞부딪치며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표 경선 후보 제2차 TV 토론회에선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한층 거칠게 벌어졌다.
이날 청문회는 한동훈 후보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포문을 연 건 원희룡 후보였다. 그는 후보 소개 순서부터 “우리 당의 앞날에 대한 절박함으로 묻는다”며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 사천(私薦) 의혹, 금감위원장 김경율 추천 의혹 등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느냐”고 한 후보를 겨눴다.
한 후보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 이른바 ‘사설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랑 무관한, 제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말했고, 비례대표 공천의 가족 등 개입 의혹에 대해선 “(의혹이 제기된 후보) 두 명과 제 처(妻)가 아는 사이라거나 일면식이 있다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김경율 회계사를 금융감독원장에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추천한 사실이 없다. 누가 추천했는지 안다”고 반박했다. 이에 원 후보가 “만약 거짓말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묻자 한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겠다. 원 후보는 어떻게 할 건가”라고 되물었다. 원 후보는 “저도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외려 한 후보는 “막가는 식의 문제제기를 하지 말고 지금 (의혹) 자료를 오픈하라”고 역공했다. 원 후보는 “제가 상당한 근거를 제시하면 나머지는 객관적인 조사기관에서 (검증)해야 한다”며 당무 감찰을 요구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이건 오물을 뿌리고 도망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나경원ㆍ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를 향한 공세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발언이 굉장히 불안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후보가 의도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금기어를 툭툭 말한다”며 “최근 문자 논란에 대해선 ‘당무 개입’, ‘문자에 답을 하면 국정농단’이란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무개입, 국정농단은 (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형사기소를 할 때 말한 단어”라며 “어떻게 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모두를 위험하게 하는 협박성 발언 아닌가”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대통령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해 놓고선 답한 걸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정체성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총선 패배 원인 중 하나가 야당과 좌파의 선동에 올라타서 대통령실하고 차별화에 나선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혹시 (한 후보) 본인도 모르게 트로이의 목마가 되는 게 아니냐, 우파의 재앙이 되는 게 아니냐는 메시지가 하루에 수백 건이 온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과 지난 2년간 몸 사리지 않고 싸웠기 때문에 제가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제가 제일 앞장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날 네 후보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윤 대통령의 당적 포기가 필요하냐”는 공통 질문에 모두 “필요 없다”고 답했다. 특히 최근 김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으로 윤 대통령과의 갈등설이 제기된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 재창출이 된다. 그걸 위해 제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당권 경쟁이 날로 격화하자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마타도어(흑색선전)성 사안들은 각종 억측을 재생산하는 등 소모적인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논란이 확대 재생산될 경우 선관위는 당헌ㆍ당규상 명시된 제재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김기정·이창훈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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