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영상 속 면세점 에코백" 반증 제시한 김건희 여사

변호인 보도자료 배포... "대기자들은 대통령실 직원, 내용물은 선물 아닌 보고서와 자료"

[선대식 기자]

▲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와 만나 디올백을 전달한 후 나오면서 복도를 촬영한 동영상에는 한 인물이 신라면세점 에코백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 서울의소리

 

▲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와 만나 디올백을 전달한 후 나오면서 복도를 촬영한 동영상에는 대기자들 옆에 종이가방이 놓여져있다. ⓒ <서울의소리>

 
김건희 여사 쪽이 11일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반박 증거물을 내놨다. 김 여사 쪽이 주장이 아닌 증거를 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최재영 목사 쪽은 전혀 반박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이미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2022년 9월 13일 오후 3시 9분경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와 만나고 나올 때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밖 복도 의자에 3명이 앉아 있는 모습이 찍혀있다. 이들 중 1명은 신라면세점 에코백을 끌어안고 있었고, 종이가방은 의자 위에 놓여있었다. 최 목사는 이를 근거로 "나 말고도 선물을 든 대기자들이 있었다"며 추가적인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최근 김 여사 쪽은 "(영상 속) 대기자들은 용산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최 목사는 10일 방송을 통해 "복도 대기자가 용산 대통령실 직원이라면, 시간 약속한 카톡이나 문자를 제시하라"고 밝혔다.

김 여사 쪽은 이에 응했다. 김 여사를 변호하고 있는 최지우 변호사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 당시 대기 중인 사람은 경호처 직원과 조아무개 행정관(나란히 앉아 있는 사람), 장아무개 행정관(기둥 뒤에 앉아 있는 사람)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조 행정관이 들고 있던 신라면세점 에코백에는 보고서가 들어 있었고, 장 행정관 옆에 있던 누런 종이가방에는 보고 관련 자료들이 들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행정관이 들고 있던 신라면세점 에코백과 보고서 표지 및 속성파일은 이미 검찰에 제출했고, 보고 관련 텔레그램 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한다"면서 ▲에코백 사진과 ▲보고서 표지 이미지 ▲보고서 속성 파일 이미지, 그리고 ▲텔레그램 메시지 화면을 제시했다.
 

▲ 김건희 여사 변호인 최지우 변호사가 공개한 2022년 9월 10일 대통령실 조아무개 행정관과 유아무개 행정관의 텔레그램 메시지. 최 변호사는 이를 두고 “9월 13일 코바나컨텐츠 외부 복도에서 대기 중이던 사람은 조 행정관임이 명백히 입증된다”라고 주장했다. ⓒ 최지우 변호사

 
공개된 텔레그램 화면(위)은 2022년 9월 10일 용산 대통령실 조 행정관과 다른 직원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두 사람은 '월요일(9월 12일) 보고를 하루 미룰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주고받았다.

최 변호사는 "9월 12일 영부인에 대한 보고가 있었으나, 특수한 사정 때문에 보고가 하루 연기됐다. 조 행정관이 9월 13일 보고하게 됐다"면서 "9월 13일 코바나컨텐츠 외부 복도에서 대기 중이던 사람은 조 행정관임이 명백히 입증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텔레그램 대화만으로 실제 9월 13일 오후 3시 전후 조 행정관의 김 여사 보고가 이루어졌는지 특정되지는 않는다.
 

▲ 김건희 여사 변호인 최지우 변호사는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 접견 후 촬영한 동영상에서 나오는 신라면세점 에코백과 동일한 에코백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 최지우 변호사

 
또한 신라면세점 에코백 실물 사진(위)을 제시한 최 변호사는 "방송 영상과 사진을 비교해보면 동일한 에코백임이 명백히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라면세점 에코백은 오래 전 부산 신라면세점 오픈 당시 100달러 이상 구매자에게 제공된 에코백"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부속실 업무보고 표지(아래)와 파일 속성에는 각각 "2022년 9월 13일"과 "만든 날짜 2022년 9월 13일 화요일 오후 2:15:29"라고 찍혀 있었다. 최 변호사는 "이와 같은 증거자료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2022년 9월 13일 코바나컨텐츠 외부 복도에서 있던 사람들은 영부인에게 보고를 하기 위하여 대기 중이던 대통령실 행정관들과 경호처 직원임이 명백히 입증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재영 목사는 일부 진실에 다수의 거짓을 가미하여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면서 "악의적인 거짓 선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 김건희 여사 변호인 최지우 변호사는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 13일 용산 대통령실 직원들이 업무보고 문건을 신라면세점 에코백에 넣어 김건희 여사를 찾아왔다면서, 해당 업무보고 문건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 최지우 변호사

 
최재영 목사 "입증 안돼... 시간 약속을 잡은 메시지를 공개해야"

하지만 최 목사는 김 여사 쪽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11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용산 대통령실 주장이 맞는다면, 9월 13일 오후 3시 전후로 시간 약속을 잡은 메시지를 공개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지 않고 영상 속 인물이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영상 속 남자가 경호처 직원이라는 주장에는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서서 경호를 하지 않나. 앉아 있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통령부속실 보고 문건을 찢어질 수도 있는 종이가방에 넣어왔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대통령실 주장이 맞는다면 더 큰 문제다. 대통령의 배우자가 대통령실 직원으로 보고를 받을 수 있느냐. 국정농단의 증거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6개월 동안 고민해서 내놓은 게 이 정도"라면서 "포토라인에 설 것 같으니, 이런 식의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다룬 <서울의 소리> 영상 캡처. ⓒ 서울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