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 한은, 깜빡이 켜고 차선변경 준비… 이르면 10월 인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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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일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차선 변경을 예로 들며 방향 전환을 준비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언급했는데, 지난 5월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서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라고 한 것에서 진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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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적절한 시기 방향 전환 준비“
한국은행이 11일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조성됐다”며 진전된 입장을 내놨다.
다만 이 총재는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금리 인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시장도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일러도 4분기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0.25% 포인트 인상한 뒤 12회 연속 묶어두고 있다. 기간으로 따지면 역대 최장 동결이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의 지속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고, 외환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긴 금리 동결 터널이 끝날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차선 변경을 예로 들며 방향 전환을 준비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언급했는데, 지난 5월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서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라고 한 것에서 진전된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고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도 점차 커지고 있어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 이날 내부 논의에서 이 총재를 뺀 6명의 금통위원 중 2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5월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총재는 다만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다수 금통위원은 현재 저희가 당면하고 있는 물가 그리고 금융안정 사항을 고려해 볼 때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든지 아니면 금리 인하의 시점에 대해서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금통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빨라야 오는 10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가라앉힐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9월부터 시행되면서 규제 성패가 피벗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에선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한은이 이를 확인한 뒤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의 ‘금리 인하 기대 과다’ 발언에 인하 소수 의견마저 나오지 않자 국고채 금리는 금통위 이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3%포인트 오른(채권값 하락) 연 3.163%로 장을 마쳤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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