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변덕스런 강세장' 온다…"채권 비중, 이때 늘려라"
수출 호조로 연말까지 코스피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하반기엔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업종, 경기민감 소비재가 국내 증시에서 랠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이틀째 열린 ‘2024 중앙 재테크박람회’에 강사로 나선 신영덕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전문위원은 “연말 코스피는 2970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81% 오른 2891.35로 마감했다.
신 위원은 “지금은 내수가 아니라 수출이 좋은 업종이 경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는 반도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이 밖에 기업 밸류업 정책과 관련해 돈을 많이 벌면서도 주주 환원에 인색했던 금융·은행주나 자동차로 대표되는 경기 소비재, 기대감이 높아진 우주항공주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 주목할 이슈로는 ▶기준금리 인하 ▶글로벌 경기 동향 ▶미국 대선 결과를 꼽았다. 신 위원은 “중요한 건 미국 물가가 확실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실업률도 2개월 연속으로 올랐다”며 “미국은 올해 9월과 12월에 두 차례 금리인하를, 한국은 미국 금리인하를 확인한 후 4분기에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위원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초입 국면에선 채권과 금 같은 안전자산과 주식이 함께 좋은 모습을 보인다”며 “글로벌 주식과 채권 비중을 6:4 정도로 배분해 가져가라”고 했다. 특히 채권 투자에 있어선 “통화정책과 시장의 기대에 간극이 생겨, 금리가 재반등할 때 장기채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 대선의 영향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현금성자산 비중을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강연에 나선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 역시 “올해 코스피는 등락을 반복하며 우상향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그는 “전반적인 경제 전망보다는 누가 지금 돈을 벌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방산기업들과 수출 증가세에 올라탄 반도체 기업을 예로 들었다.
박 대표는 특히 “한국은 조선,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사이클 주식’이 많아 어려운 시장”이라며 “사이클 주식은 얼마나 많은 공급자가 있는지에 따라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량 공급자가 될 수 있는) 중국과 경쟁하는 기업은 투자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율이 높을 때는 수출기업에 투자하면 되지만, 환율이 떨어진다고(원화가치 상승) 수출 기업 주가가 떨어지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수출 기업 중엔 원자재를 수입해서 물건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 “환율이 안정돼야 수출 기업의 실적과 주가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만약 환율이 더 떨어진다면 내수 기업에 관심이 쏠리며 네이버와 같은 내수 1등주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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