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창설 후 첫 ‘중국 정조준’… 발끈한 中 “선동”

김철오 2024. 7. 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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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했다.

나토 정상들이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2019년 전까지 나토 정상회의에서 거론되지 않았고, 이후에는 싱거운 표현으로만 언급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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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들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 채택
“중국,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 규정·비판
EU 주재 중국 대표단 “도발·거짓말·선동”
조 바이든(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해 10월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AP뉴시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했다. 나토가 중국을 직접 비판한 것은 1949년 창설 이후 75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거짓말이자 선동”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나토 회원 32개국 정상은 10일(현지시간) 채택한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에서 “중국의 대러시아 지원이 유럽·대서양 안보 위협을 가중시켰다. 중국은 러시아의 방위산업 기지를 지원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대한 물질적·정치적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나토 정상들은 중국에서 러시아로 넘어간 장비·부품·원자재 등을 군수품으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품(dual-use articles)’으로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중국을 우크라이나와 2년 넘게 전쟁 중인 러시아의 ‘결정적인 조력자’로 규정했다.

나토 정상들은 또 “중국이 핵무기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며 “핵무기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화에 참여하고,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요구했다.

나토 정상들이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2019년 전까지 나토 정상회의에서 거론되지 않았고, 이후에는 싱거운 표현으로만 언급됐다”고 지적했다.

2019년 영국 런던 회의에서 중국을 ‘동맹이 함께 해결해야 할 도전’으로 규정한 뒤 2021년 벨기에 브뤼셀 회의에서 ‘구조적 도전’으로 표현 수위를 높인 나토 정상들이 올해 회의에선 적대적 인식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표단은 입장문에서 “나토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은 냉전적 사고방식과 호전적 언사로 가득하다. 중국 관련 내용은 도발·거짓말·선동으로 가득 차 있다”며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나토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했다는 얘기다.

이중용도 물품에 대해선 “러시아와의 정상적 무역 교류로, 제삼자(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충돌(전쟁) 당사자 중 어느 쪽에도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 민간용 무인기 수출을 포함한 이중용도 품목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토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내년 중 우크라이나에 최소 400억 유로(약 60조원) 상당을 지원키로 합의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선 “불가역적인 길”이라고 명시했을 뿐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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