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발 2000원' 레이저로 北무인기 격추…한국형 스타워즈 곧 실전배치

이근평 2024. 7. 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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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세계 최초로 레이저 대공무기를 실전 배치하기로 하고 양산에 돌입한다. 적은 비용으로 낙탄 위험 없이 도심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북한 무인기에 효과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 사진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청은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형 스타워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으로 꼽히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I의 양산 착수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2019년 8월 871억원을 들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체계개발을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 기업으로 참여하며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 25일 방사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양산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무기 체계는 광섬유로부터 생성된 광원 레이저를 표적에 직접 쏴 무력화시키는 신개념 미래 무기체계다. 근거리에서 소형무인기 및 멀티콥터(Multicopter) 등을 정밀 타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레이더로 표적을 탐지·추적한 뒤 레이저로 표적에 섭씨 700도 이상 열을 가해 엔진 등을 태우는 방식이다. 블록-I의 출력은 20㎾(킬로와트)급으로 고도 2~3㎞로 날아가는 북한 소형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방사청은 지난해 4월 ADD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서 블록-I의 시험평가를 진행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 당시 시험평가에서 레이저를 30회 발사해 3㎞밖에 있는 무인기 30대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했다.

레이저 대공무기의 장점은 명확하다. 전기만 공급되면 운용이 가능하고, 1발당 소요 비용은 2000원에 불과하다. 조잡한 수준의 북한 무인기에 고비용의 20㎜ 벌컨, 30㎜ 차륜형 대공포,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으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놓고 비효율 논란이 일었던 점을 고려하면 획기적 진전이다. 신궁이나 천궁의 한 발당 발사 비용은 수억원에 이른다.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I 개요


또 탄약을 쓰지 않는 만큼 낙탄에 따른 피해 우려가 없어 인구가 밀집된 도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넘어왔을 때도 기술적으로 격추가 가능했지만, 민가 피해가 우려돼 실행할 수 없었다.

탄약이 북한 지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없어 전방 지역에서부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소음이 발생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점도 작전상 유리한 대목이다.

다만 악천후에선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레이저가 산란되거나 굴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무인기 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는 단점이기도 하다.

방사청은 해당 무기체계를 올해 내 군에 인도해 운용할 계획이다. 목표대로라면 세계 최초로 레이저 대공무기를 실전배치하는 첫 사례가 된다.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중국 등이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정식 전력화를 완료한 국가는 아직 없다고 한다.

군 당국은 앞으로 블록-II 등 후속 사업을 통해 레이저 대공무기의 출력을 수백㎾급으로 높이는 작업도 진행한다. 이 경우 사거리를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출력으로 항공기나 탄도미사일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방공체계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동석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장은 “이번 양산으로 한국은 세계 최초로 레이저무기를 군에서 실전배치 및 운용하는 선도국가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북한의 무인기 도발 등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능력 역시 한층 더 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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